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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의료계 10대뉴스] ④ 사상 초유의 의사국시 거부사태
[2020 의료계 10대뉴스] ④ 사상 초유의 의사국시 거부사태
  • 박승민 기자
  • 승인 2020.12.27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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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율 14%, 사상 최저···'추가접수' 없다'던 정부, 코로나 대유행에 입장선회 조짐
<사진=뉴스1>

정부의 4대악 의료정책 추진으로 촉발된 의료계의 총파업은 9·4 의정합의를 통해 일단락됐지만 그로 인한 후유증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 파업에서 가장 큰 상처를 남긴 것은 국시 거부를 통해 항의의 뜻을 알렸던 의대생들이 결국 시험을 보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내년도 의사 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엔 전체 응시자 3172명 가운데 423명만 응시했다. 응시율 14%로, 사상 최저다.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내년에 배출될 신규 의사 수는 평소보다 약 2700명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9·4 의정합의문 작성을 통해 의료계와 타협을 이뤄낸 정부는 유독 의대생 국시 재시험과 관련해선 ‘의대생들의 의사 국가시험 거부는 스스로의 선택’이라며 추가적인 접수 기회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의료계는 심각한 의료공백 등을 이유로 주요 대학병원장들이 대국민 사과에 나서는 등 정부가 전향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대신 PA 양성화, 입원전담전문의 활용 등을 통해 부족한 의료인력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흔들림이 없는 듯했던 정부의 입장에 변화의 조짐이 생긴 것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 3차 대유행이었다는 분석이다. 환자를 돌볼 의료인력이 턱없이 부족해지자 결국 기존 입장을 재고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0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코로나19 방역의 현주소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숙련된 의료진 부족 문제를 언급하면서 "국민 여론이 바뀌는 것 같다"며 의대생 국가고시 재시험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건복지부도 같은날 브리핑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내년 의료인력 공백이 또 하나의 다른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해결책을 마련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의사국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 24일 취임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공공필수의료 확충을 위해 의대생 국가고시 재응시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난 18일에 발표된 의대생 국가고시 실기시험 결과에 따르면, 응시생 423명중 365명이 합격해 86.3%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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