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연일 1000명을 넘나드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의료계가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의료체계 붕괴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국가의료 위기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특히 의료계는 현 의료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에 민관이 함께하는 '국가 긴급의료위원회'를 구성해 대처할 것을 제안했다. 

대한의사협회는 2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진의 누적된 피로와 병상 확보의 어려움은 물론, 중증환자 치료와 응급의료체계의 붕괴마저 목전에 와있는 지경”이라며 “지난 봄 미국과 유럽에서 벌어진 것과 같은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늘 국가의료 위기 선언 기자회견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의협은 코로나19 대유행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산하에 재난의료지원팀을 구성했다. 현재 약 1100명의 의사를 모집해 중환자 치료실과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 등 각종 코로나19 대응 현장에 의료인력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이러한 의료계의 노력만으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의협은 먼저 "코로나19 치료에만 몰두하면 비(非)코로나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며 정부에 '부수적 손상(collateral damage)'을 심각하게 고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의협은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사망자는 이날 현재 739명이지만, 올해 12월 전체사망률은 전년대비 약 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의협은 “초과사망률 6%를 연간 숫자로 환산하면 약 2만명 가까운 숫자로, 코로나19로 인한 직접 사망 이외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간접사망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코로나19뿐 아니라 전체적인 피해를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협은 현 사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코로나19 국가 의료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 긴급의료위원회'를 구성하여 조속히 종합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코로나19와 일반질환 중환자 의료체계, 필수응급의료체계 붕괴 대책과 의료인력 확보가 최우선 긴급 과제”라며 “이를 위해서는 무조건적으로 정부 입장에 찬성하는 학자가 아닌, 의료 전문가들이 포함된 민관 합동체제가 출범해야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의협은 국민들에게 “지금의 국가의료 위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코로나19 관리는 물론, 중환자를 포함한 일반의료도 붕괴된다”며 “정부와 의료계, 국민 모두가 합심해 위기를 극복할 때로, 앞으로도 지금처럼 절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홍미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