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보건의료 위기, 의사가 나서는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한가"
"국가적 보건의료 위기, 의사가 나서는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한가"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12.22 06: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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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의협 재난의료지원팀 이끄는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
대구·경북사태 계기 의협내 체계적 의료지원시스템 구축필요성 제기
7월 지원단 발족, 11월말 상설조직 전환···18일 기준 1018명 모집
"우려·회의 있지만 (보건위기 나서는 건) 의사의 존재이유이자 사명"

국내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가 연일 하루 1000명대를 기록하는 등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보건소와 공공의료기관 등에서는 당장 환자를 돌볼 의료인력이 부족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의료인력 수급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시는 지난 17일부터 서울 시청광장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기로 해놓고 막상 검체채취를 담당할 의료인력을 구하지 못할까봐 노심초사했다는 후문이다. 이때 해결사 역할을 해준 것이 의협 재난의료지원팀이다. 의협 재난의료지원팀에서 회원들을 상대로 지원자 모집에 나서자 모집 1시간여 만에 필요인력 충원이 완료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의사국시 재응시 등을 놓고 한동안 의료계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던 여당과 정부도 모처럼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의료계 안팎에선 지난 7월에 발족한 대한의사협회 공중보건의료지원단 재난의료지원팀이 본격 가동되면서 의료인력 수급에 다소 숨통이 트이고 있다는 평가다. 재난의료지원팀은 의료계가 대구·경북에서의 1차 코로나 대유행 사태를 교훈 삼아 코로나 대확산과 같은 공중보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지역의사회와 연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구성한 일종의 의료상비군이다. 현재 1000명이 넘는 의사가 등록한 상태다. 

의협 출입기자단은 재난지원팀을 이끌고 있는 박홍준 단장(서울특별시의사회장·의협 부회장)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향후 재난의료지원팀 운영 방침과 계획 등에 대해 들었다. 다음은 박 단장과의 1문1답. 

Q. 의협 차원에서 재난의료지원팀을 구성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해 달라 

“사스나 메르스 등 전염병이 대유행이었을 때도 의사들은 자발적으로 현장에 투입됐다. 이번 코로나19 발생 초기, 대구·경북지역에 확진자가 폭증했을 땐 의사 개개인의 의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의료지원이 이뤄졌다. 이에 의협 내에서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재난의료지원팀은) 의협 차원에서 미리 지원자들의 인력풀을 갖춰 놓고 의료지원 투입이 필요하거나 급박한 경우에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의사들을 적재적소에 파견하자는 취지다. 지난 7월 의협 상임이사회에서 지원단을 구성키로 최종 결정했지만 소위 '4대악' 의료정책으로 인한 파업으로 자연스럽게 지원단 활동도 위축됐다. 11월말부터 공중보건의료지원단을 상설 조직으로 전환하고 재난의료 상황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 지원단 산하에 의협재난의료지원팀을 별도로 구성하게 됐다.”

Q. 재난의료지원팀은 어떤 식으로 모집하나

“지난 달 18일 의협 공중보건의료단 지원을 독려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각 시도의사회를 통한 협조요청, 대회원 안내 등을 통해 지원자를 모집한 결과 18일 현재 1018명이 모집됐다. 

전용 지원사이트(https://forms.gle/ca1giu5RiAr6Vjjz9)를 만들어 지원단 가입을 희망하는 회원들이 개별적으로 신청하도록 하는 방식 위주로 모집했다. 인터넷을 통한 지원이 여의치 않은 회원들은 시도의사회와 의협 재난의료지원팀에서 별도로 신청을 받았다. 계속해서 많은 회원들이 지원을 하고 있다.”

Q. 애초 5000명 모집을 목표로 했는데, 어떤 식으로 지원자를 더 늘릴 계획인가

“현재까지 모집된 인원 대부분은 지원 사이트를 통해 지원했다. 이러한 방식이 익숙하지 못한 회원들은 가입을 주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 많은 회원들이 쉽게 가입하고 전체 현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단 전용 홈페이지를 개발하고 있다. 금주중에 완료될 예정이며 이후에는 지원단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모집을 병행할 예정이다.” 

Q. 여기저기서 의료인력 요청이 쇄도할 것 같은데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핫라인을 형성해 긴밀하게 업무협조를 이어가고 있다.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코로나19 감염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뿐만 아니라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 중등도 이하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중증환자 치료병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관에서 필요한 의료 인력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우리 의협은 국민들에게 의료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의료 인력을 매칭하고 있다.” 

Q. 현장 의료진에 대한 수당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있다

“지금처럼 국민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당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코로나19 위기에서 많은 의사들이 이미 의료지원에 참여해 왔는데 수당의 높고 낮음을 고려하고 손익을 따져 (참여를) 결정했다면 지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다수 의사가 코로나19 의료지원에 나서면서 상당한 피해와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수당은 보상이나 포상의 개념이 아니라 최소한의 '보전'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감안해서 의료지원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사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수당이나 지원 대책을 보강해 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Q. 정작 의료봉사에 참여한 의사에 대한 보호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수본 업무지침이나 규정상에는 파견 의사가 단 하루만 근무하더라도 산재보험에 가입하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 및 보건소에서 관련 규정을 모르거나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자 한다면 먼저 방역의 최전선에 서있는 의료진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조치와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Q.  파견 의사들에 대해 연수평점 등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재난의료지원팀 의사를 대상으로 일정 교육을 이수하고 연수평점을 부여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준비 중에 있다. 공중보건과 감염 관련 교육 위주로, 해당 과목을 이수한 회원들에겐 필수평점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의료지원으로 현장에 투입된 시간을 일정부분 연수평점에 반영하거나 다른 인센티브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Q. 끝으로 회원과 일반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코로나19 위기 속 의사들의 헌신에 대해 우리 사회가 ‘덕분에 챌린지’로 화답했지만 잠시뿐이었다. 정부는 곧 의료계가 반대하는 정책들을 강행했다. 이를 막기 위한 의료계의 투쟁이 벌어졌고, 한때 '영웅'이라던 의사들은 곧바로 국민건강을 볼모로 삼는 이기주의 집단으로 매도당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협이 3차 대유행을 맞아 코로나19 의료지원을 위해 다시 나선다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적지 않은 우려와 회의의 목소리가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 이런 저런 조건이나 우려와 상관없이 당장이라도 어디든 보내달라는 회원들의 자원도 이어졌다. 

감염병 창궐에 의한 국가적 보건의료 위기에 의사가 나서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의사의 존재 이유이고, 전문가로서의 사명이다. 단장으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고 계신 의사 회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한 저희의 이런 진심이 국민들께도 전해지고 국민과 의료계, 정부 모두가 한마음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기를 바란다.”

박홍준 회장이 17일 서울 시청광장 임시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 봉사에 나선 의료진의 가운을 정리해주고 있다. <사진=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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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고 2020-12-22 11:17:28
자원한 의사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