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울시 최다 확진 발생한 날, 시청광장으로 달려간 의료진
[르포] 서울시 최다 확진 발생한 날, 시청광장으로 달려간 의료진
  • 박승민 기자
  • 승인 2020.12.17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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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시청광장 선별진료소 설치, 의협 재난의료지원팀 3주간 검체채취
지원자 모집 순식간에 마감···서울시 "요청 하루만에 화답, 협조에 감사"
박홍준 회장 "정부에 회의도 들었지만 의사 아닌 누가 해결할 수 있겠나"

"입으로 편하게 숨을 쉬세요. 조금만 (그대로) 계시면 돼요." 

17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 앞에 설치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검체 채취를 담당하는 의료진이 검사에 앞서 잔뜩 긴장한 모습의 시민을 안심시키고 있었다. 잠시 후 채취봉이 코 속으로  '쑤욱' 들어갔다 나오자 의료진은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고 말하며 검사가 끝났음을 알렸다. 

시청광장에 처음 선별검사소가 설치된 이날 0시 기준으로 서울에서 발생한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420명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다 기록이다. 이 때문인지 선별검사소에는 설치 첫 날임에도 '혹시 나도' 하는 불안한 마음에 검사를 받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로 금세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시청광장 선별검사소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점을 감안해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먼저 검사소 입구에서는 비닐 위생장갑이 제공됐다. 위생장갑을 받은 시민들은 접수처로 이동해 검사 결과 메시지를 수신할 핸드폰 번호와 성별, 연령, 코로나19 증상 유무 등을 체크한 뒤 직원에게 제출했다. 

이후 자기 차례가 되면 비인두도말 PCR 검사, 타액검사, 신속항원검사 중 한 가지를 선택한 뒤 검체 채취를 위한 장비를 받아 순차적으로 검사를 받았다. 이날 코로나19 검사가 시작된 지 2시간쯤 지난 오후 5시쯤, 약 400명의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돌아갔다. 

특히 이날은 서정협 서울시장 대행을 비롯해 노란색 공무원 점퍼를 입은 시청 직원들도 시민들 틈에 끼어 검사를 받았다. 서정협 권한대행은 이날 신속항원검사를 선택해 검사를 받은 뒤 현장에서 의료봉사 중인 의료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시청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검체 채취 업무를 담당할 의료인력을 모집하기 위해 서울시와 보건복지부는 대한의사협회에 긴급히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의협이 재난의료지원팀 소속 회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자원봉사 모집소식을 알리자 불과 한 시간여 만에 검사소에 필요한 인력 30명이 채워졌다. 이들은 17일부터 3주간 오전과 오후로 나눠 이곳에서 검체 채취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정현 권한대행이 도움을 간곡히 호소한 지 하루만에 의협 재난의료지원팀으로부터 의료인력을 확보해 파견하겠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의협의 적극적인 협조에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김성배 서울시의사회 총무이사가 시청광장 임시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오전 진료를 마치고 곧바로 이곳 임시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 업무를 수행한 김성배 서울시의사회 총무이사는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 도움이 필요한 시민들이 서울시청 서울광장에 모인다는 소식에 의사로서 참석해 의료지원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며 “검사 채취를 하는 과정에서 간호사 분들과 서울시 직원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비교적 쉽게 검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의협 재난의료지원팀을 이끌고 있는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도 이날 선별진료소를 찾아 갑작스러운 지원 요청에도 기꺼이 동참해 준 의료진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박 회장은 “지난 위기 때 의사들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 같은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을 보면서 의료계가 또 나서야 하는가 하는 회의가 들었던 게 사실”이라며 “국민이 불안해하고 환자가 피해를 입는 이 시기에 '의사 아닌 다른 누가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나' 생각해보면 결국 우리가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 여름 대정부 투쟁 당시 일반 국민들의 지지가 큰 힘이 되었다”며 “이번 3차 코로나 유행도 의료계가 앞장서서 이겨내고, 이후에 정부의 잘못된 정책 방향에 대해선 당당하게 지적하고 의료계의 뜻을 관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의료계의 지원에 대해 정치권도 감사를 표현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에 열린 민주당의 코로나19 대응 원내대책회의에서 “코로나19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현장 파견을 자원해 준 의사 여러분들과 평소 꾸준히 지원자 확보에 노력해주고 있는 의협에 감사드린다"며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대응하는 의료인의 높은 사명감과 공동체의식에도 국민과 함께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시청 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
시청 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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