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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ITC “대웅 나보타 21개월간 수입금지···도용 혐의 일부 인정”
미 ITC “대웅 나보타 21개월간 수입금지···도용 혐의 일부 인정”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12.17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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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 “균주는 영업비밀 아니라 판단, 예비결정 뒤집힌 것" 주장
항소서 번복가능성 거의 없어···경영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듯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가 대웅의 나보타(미국명 주보)에 대해 21개월간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한다는 최종판결을 내렸다. 대웅 측은 판결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ITC는 16일(현지시간) 대웅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명 주보)에 대해 “균주는 영업비밀이 아니지만, 제조공정 도용 혐의는 인정한다”는 취지로 21개월간 미국 내 수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출처를 놓고 벌어진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소위 '균주전쟁'은 지난 2019년 1월 메디톡스가 “대웅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했다”며 대웅제약을 미국 ITC에 제소하면서 시작되었다.  ITC는 지난 7월 “대웅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도용했다”며 나보타에 대해 10년간 수입을 금지한다는 예비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웅이 재심사를 요청했고, ITC가 이번 최종판결에서 제조공정 기술 도용 혐의를 일부 수용해 나보타에 대해 21개월간의 수입금지 명령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대웅 측은 ITC가 지난 7월 예비결정과 달리 균주는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사실상 자신들이 승소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서도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웅은 “ITC의 지난 7월 20일 예비결정은 메디톡스의 일방적인 주장을 토대로 한 ‘추론’에 기반한 오판이기 때문에 우리가 재심사를 요청해 이번 최종판결에서 예비결정이 뒤집어졌다”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당사 균주와 제조기술을 대웅이 도용했음이 명명백백한 진실로 밝혀졌다”며 “대웅은 법적 책임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규제 당국과 고객들에게 오랜 기간 허위주장을 한 것에 대한 도의적 책임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웅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하더라도 방대한 증거들을 통해 유죄로 결정된 혐의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ITC에서 대웅의 유죄가 확정됐기 때문에 한국 법원과 검찰에서도 동일한 결론에 도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웅 측은 ITC가 21개월간의 수입금지 명령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메디톡스의 제조공정은 이미 1940년대부터 논문 등에서 공개돼 있던 것을 적용한 것에 불과해 대웅도 이를 알고 실험을 한 기록이 있다는 것이다.

대웅은 “이러한 수많은 미국 현지의 전문가, 학자 및 의사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ITC가 수입금지 결정을 내린 것은 엘러간의 독점 시장 보호를 위한 자국산업보호주의에 기반한 결과”라며 “이는 미국의 공익과 소비자와 의료진의 선택권, 그리고 미국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과 혁신을 저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ITC의 최종결정은 앞으로 대통령 거부권 행사 및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 항소를 통해서만 뒤집힐 수 있다. 그러나 미국 내 정책적 상황을 고려하는 미국 대통령의 승인 특성상 미국 대통령이 ITC의 최종판결을 거부한 사례는 지난 33년간 단 1건에 불과하다.

다만, 대웅 측은 자신들이 영업비밀 침해 없이 나보타를 자체 개발했음이 명백하기 때문에 21개월 금지명령에 대해 즉각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와 미 연방순회항소법원 항소를 통해서 최종 승리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제제뿐만 아니라 수많은 의약품을 생산하며 연 매출 1조 원에 가까운 종합제약기업이다. 나보타는 미국 외에도 유럽, 캐나다, 아시아, 중남미 등 많은 국가에서 시판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판결로 나보타의 미국 내 수입이 일시 중지되더라도 기업경영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ITC의 제조공정 기술 침해 결정은 명백한 오류로, 모든 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진실을 밝히고 승리할 것이며, ITC 결과에 관계없이 나보타의 글로벌 사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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