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서도 물먹은 실손청구 간소화법, 이번엔 다르다?
21대 국회서도 물먹은 실손청구 간소화법, 이번엔 다르다?
  • 박승민 기자
  • 승인 2020.12.15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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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법안소위서 '보류', 관행상 21대 국회서 재논의 어려워
거대여당 주도 국회 구성, 금융위 강력한 통과의지 등이 변수
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사진=뉴스1>

의료기관에서 곧바로 실손의료보험금을 전산 청구할 수 있는 이른바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이 국회에서 결국 발목이 잡혔다. 소관 상임위인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업계간 협의가 필요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법안 논의를 보류한 것이다.

다만, 통상 법안소위에서 한번 논의된 법안이 소위를 통과되지 못하면 해당 국회 임기 때까지 다시 논의되지 않는 것이 관행이지만, 거대 여당이 주도하는 21대 국회에서는 상황에 따라 정부·여당이 또다시 입법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지난 2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보험엄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심사했다. 국회 속기록에 따르면 당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안을 놓고 금융위원회와 여야 의원들간에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간소화법안 통과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소위에 참석한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금 현재 (실손보험금 청구시) 영수증, 진단서, 진료비 내역서 등을 보험계약자가 직접 병원에 가서 떼 가지고 그것을 보험회사에 청구하는 방식”이라며 “의료기관에서 바로 보험사로 영수증, 진단서, 진료비 내역서 등이 갈수 있도록 전자적인 방식으로 바꾸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보험 소비자 입장에서 보험금 청구가 훨씬 원활히 이뤄지고 손쉬워 금융위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은 정부의 주장과 달리 업계 간 이해관계의 충돌이 예상되는 등 심도 있게 논의를 해볼 필요가 있다며 제지에 나섰다. 급하게 처리해야 할 안건은 아니란 것이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보험업계는 '빨리 하자'고 하고 의료계는 비협조적이라 잘 안되고 있다”며 “두 조직 사이에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장을 우선 마련해 주고 사회적인 합의가 될 수 있도록 한 후 처리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일방적으로 보험엽계 이해를 만족시키는 쪽으로 진행되는 그런 우려가 있다”며 “합의가 전제되지 않고 이 법을 강행하는 것은 폭력적인 그런 악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또 “국가가 혹은 환자가 무슨 권리로 의무가 없는 행위를 의료기관에 강제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이런 제도를 도입하려고 하는 논리가 굉장히 빈약하다”고 꼬집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법안 자체가 편의성은 있어보인다"면서도 “사인 간 계약에 대한 문제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 옳은 건가 하는 고민을 해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간소화 법안에 대한 의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법안소위에서 보류가 되면서 차기에 다시 논하게 되는 ‘계속심사’ 법안으로 분류됐다. 국회에서 새롭게 발의되는 법안이 워낙 많기 때문에 보통 한번 보류된 법안은 또다시 논의되기가 어렵다. 한번 자기 차례가 지나가면 새로 줄을 서야 하는데, 줄 서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 다음 기회를 잡기가 힘든 것이다. 

다만 21대 국회 구성상 정부와 여당이 마음 먹기에 따라 간소화 법안이 21대 국회에서 또다시 논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180석 규모의 거대 여당이 의료계가 반대하는 간소화 법안을 의료계 압박용으로 다시 꺼내들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간소화 법안 통과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점도 상황을 예단하기 힘들게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2009년 권익위원회에서 제도개선을 권고한 이후 10년 이상 논의를 하고 해결하지 못한 묵은 과제”라며 법안 개정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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