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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100년 향한 의협회관···"옛 것을 지키면서 새로운 곳을 향해 간다"
새로운 100년 향한 의협회관···"옛 것을 지키면서 새로운 곳을 향해 간다"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12.14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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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홍준 의협 회관신축추진위원장(서울시의사회장)
2년 이상 늦춰진 착공 일정, 위원장 맡아 하나씩 꼬인 매듭 풀어내
"새로운 의협회관은 화합과 치유 상징하는 '뉴 플랫폼' 될 것"
기금모금, 목표액 25% 불과···"의료환경 늘 파란만장, 헤쳐나갈 것"
박홍준 의협 회관신축추진위원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위원장을 맡아 착공식을 개최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새로운 의협회관 신축 계획을 밝히고도 관련 규제 등의 벽에 막혀 지난 3년간 사실상 멈춰버렸던 '이촌동 의협회관'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지난 6일 이촌동 의협회관 부지에서 개최된 신축회관 착공식은 의료계의 미래 터전이 될 의협회관 시계의 작동을 대내외에 알리는 선포식이기도 했다. 

이날 착공식을 지켜보며 깊은 감회에 젖은 이가 있다. 2년여 전 회관 신축추진위원장을 맡아 이번 착공에 이르기까지 험로를 몸소 거쳐온 박홍준 위원장(서울특별시의사회장)이다. 박홍준 위원장은 “'옛 것을 지키면서 새로운 곳을 향해 나아간다'고 해야 할까. 뭔가 이중적인 감정이 들었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사실 지난 2016년에 실시한 정밀안전진단에서 구 의협회관이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D등급'을 받은 것을 계기로, 이듬해 신축추진위원회가 구성돼 본격적인 신축 추진에 나섰을 때만 해도 모든 게 순탄해 보였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018년 상반기 중에 건축허가를 취득해 착공이 이뤄질 전망이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과의 갈등, 담당 관청에서의 이런저런 규제 등에 대응하느라 예정했던 착공식 일정은 거듭 해를 넘기게 됐다. 결국 박 위원장을 필두로 한 신축추진위 관계자들이 구청과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설득에 설득을 거듭한 끝에 꼬였던 매듭이 하나둘씩 풀리기 시작했다. 박 위원장은 “의협회관을 비운 시간이 3년이 넘었지만, 당초 생각치 않았던 여러 규제가 앞을 가로막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철거도 쉽지가 않았다”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난관을 이겨내고 드디어 공사에 착공할 수 있게 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고생이 컸던 만큼, 의협 내부에서도 착공식만큼은 성대하게 치르고자 하는 계획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코로나가 발목을 잡았다. 박 위원장은 “악조건을 딛고 이뤄낸 착공식에 여러 사회 지도층은 물론 의료계 리더·원로들과 함께해 축하하고 싶었지만 코로나19라는 또 다른 난관에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지 못해 조금은 아쉽다”고 말했다.  

박홍준 의협 회관신축추진위원장이 지난 6일 착공식장에서 서울시의사회 제34대 집행부와 기념사진을 찍으며 성공적이 회관신축을 기원했다.
박홍준 의협 회관신축추진위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이촌동에서 열린 착공식에서 서울시의사회 제34대 집행부와 함께 성공적인 회관신축을 기원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하지만 규제에 부딪혀 착공조차 어려웠던 시간들을 생각하면 이번 착공식은 의협이 100년 앞을 내다보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나름 뜻 깊은 행사였다"며 "의협 112년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는 착공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마침내 ‘첫 삽’을 뜬 만큼 새로 건립되는 회관은 '의료계의 산 증인이자 역사'를 목표로 화합과 희망을 위한 멋지고 안전한 건축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착공식 때 기념사를 통해 소개한 '뉴 플랫폼(new-platform)'이 그것이다. 

박 위원장은 "의협신축은 단순히 새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의료계 역사 112년과 이촌동에서의 47년을 이어갈 새로운 회관은 화합과 치유, 희망과 비전을 상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3만 회원에겐 ‘친근하고 열려있는 회관’, 정부엔 ‘정책 파트너’, 국민에게는 ‘건강을 지켜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회관이 건립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홍준 회관신축추진위원장이 구 의협회관이 철거되기 전 회관 1층에 마련된 의학회 회원사들의 명패를 하나씩 지켜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년여간 회관신축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순간과 선배들의 자취를 담기위해 노력한 시간을 떠올리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옛 회관이 철거되기 전 '선배들의 자취는 물론, 흐트러진 기물 사이, 먼지 하나까지 더 많은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천장이 뜯기고 부서져 가는 의협 회관을 오가며 ‘더 모으자’, ‘더 가져오자’, ‘가능하면 모두 기록하자’는 마음으로 자물쇠가 채워진 곳 하나까지 보고 또 보며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47년간 의료계를 대표해온 옛 회관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아픔과 아쉬움도 있었지만, 어제 없이 오늘이 있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늘을 딛고 내일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선 과거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며 "의료계의 정신과 흐름, 전통과 역사를 담아 미래 100년을 향한 건축물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고비는 신축에 필요한 기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100억원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모인 금액은 목표액의 25% 수준. 더구나 코로나로 인해 기금 납부를 독려해야 할 회원들의 사정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그동안 의료계 환경은 늘 파란만장했다. 녹록한 적이 없었다”며 “이런 환경 속에서도 착공식을 이뤄냈다는 것은 대단한 성과로, 이를 바탕으로 회원들의 관심과 기관·단체들의 후원 속에 앞으로 남은 장애물도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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