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말기암에 산삼약침 쓴 한의사 부당이익금 반환 판결에 ‘환영’
의협, 말기암에 산삼약침 쓴 한의사 부당이익금 반환 판결에 ‘환영’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12.0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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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한의사 책임 인정에 이어 2심서 '6250만원 지급' 조정 성립
의협, 2심서 원고측 법률 지원···“검증 안 된 치료법에 경종 울려”

말기암 환자에게 산삼약침을 사용한 한의사에 대해 법원이 '부당이득금을 반환하라'는 결론을 내린 데 대해 의료계가 환영 입장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8일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치료를 마치 검증된 것처럼 과장해 환자와 보호자를 현혹하고 그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 부당하게 이익을 얻는 부도덕한 행위에 경종을 울렸다”며 법원의 판단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지난 2012년 간암 말기로 진단 받은 부친의 치료를 위해 서울의 한 한방병원을 방문한 A씨는 ‘산삼에서 추출한 진세노이드 성분으로 제조한 약침을 정맥으로 투여하면 항암 효과가 있으며 완치 사례가 여럿 있다’는 한의사의 설명을 듣고 부친을 3개월간 입원시켜 치료를 받도록 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4000만원이 넘는 치료비용을 지급했지만, A씨 부친의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다시 대학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A씨 부친은 ‘암이 전신으로 퍼졌으며 기대여명이 1~2달에 불과하다’는 소견을 확인했다. 결국 A씨의 부친은 2달만에 숨을 거뒀다.

이에 A씨는 한의사를 상대로 치료비 전액 상당의 부당이득금 반환과 함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 사건은 2013년 8월 서울중앙지법에 접수됐지만 이례적으로 6년이나 지연되다, 지난해 2월 1심에서 '한의사가 A씨에게 부당이득금 426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당시 법원은 약침의 성분분석 결과를 근거로 '약침이 암 치료에 효능이 없어 보인다'고 판단하는 동시에 산삼 등을 원료로 조제한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 한방병원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내용에 대해서도 명백한 허위·과장 광고로 판단했다.

이후 한의사 측의 항소로 2심 재판이 진행됐지만 A씨와 한의사 양측이 지난달 조정신청을 받아들여 한의사가 A씨에게 부당이득금과 지연손해금 625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이에 대해 의협은 “치료할 방법이 없는 말기암 환자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검증되지 않은 치료에 희망을 걸고 큰 돈을 쓰는 경우가 많아 비슷한 피해자가 더 있을 것”이라며 '말기암 치료 전문'을 표방하는 한방의료기관을 이용할 경우 환자와 보호자가 신중하게 판단할 것을 당부했다.

A씨의 소송 1심에서는 전국의사총연합이, 2심에서는 의협이 법률 지원을 맡았다. 의협은 앞으로도 검증되지 않은 한방치료로 인한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피해자에게 법률적 지원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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