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중환자병상 43개 불과···의료계 '코호트병원 외엔 답 없어'
지난 7일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과 홍성진 부회장이 국회 의원회관의 신현영 의원실을 방문했다. 박 회장 등은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최근 국회 내 방역이 강화됨에 따라 전날 미리 출입등록을 해놓고 의원회관에 들어갈 수 있었다.
박 회장과 홍 부회장이 이날 국회를 찾은 것은 최근 코로나 대확산으로 인해 중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정부측 대책 전환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의료계는 대한중환자의학회 등을 중심으로 지금처럼 확진자가 매일 500~600명씩 쏟아져나오는 상황이 지속되면 더이상 상급종합병원의 비어있는 병실을 이용해 코로나 중환자를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공공의료원을 코로나 환자를 전담할 소위 '코호트병원'으로 지정해 대응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기존 대응책을 고수할 뿐, 의료계의 얘기를 진지하게 귀담아 들으려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번 코로나 3차 대유행의 진앙지인 서울 지역의 의사들을 대표하는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이 중환자의학회 회장을 역임한 홍성진 부회장과 함께 의사 출신인 신현영 의원을 찾아 의료계의 이같은 입장을 전달하고 도움을 요청하기로 한 것이다.
박홍준 회장은 “최근 코로나 대유행으로 중환자 또한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대책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을 알리고, 전담병원을 중심으로 중환자 발생에 대응해야 한다는 서울시의사회의 입장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에 대해 신현영 의원은 “중환자 병상 확보를 위해 감염병 거점전담병원 지정을 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상급종합병원의 병상 확보와 코로나19를 전담하는 병원 지정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현재 정책적으로 팔로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성진 부회장은 “신현영 의원도 현재 코로나19 3차 대유행 상황에서 중환자병상 확보를 위해 거점전담병원을 지정하는 부분에 대해 공감을 했다”며 “본인이 직접 가서 확인하고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진행을 해보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9일 중대본에 따르면 현재 감염병 전담병원의 가동률은 65%로, 1700여 병상 정도 여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경우엔 가동률이 약 75%로 560여 병상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최근 수도권에서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동률은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중환자 병상의 경우 이미 사실상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이다. 중대본 관계자는 이날 “중환자실은 환자가 즉시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이 현재 전국에 43개가 남아있다”며 “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국가 지정 입원치료병상을 코로나19 전담치료병상으로 최대한 전환하고, 상급종합병원과 협력하여 병상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계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닥칠 경우에 대비해 미리부터 중환자 병상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요구해왔다.
특히 서울시의사회는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기위해 TFT를 구성하고 서울시청과 용역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8월 코로나19 대규모 유행이 발생되면서 관련 논의가 중단됐다.
홍성진 부회장은 “정부의 중환자 가용 병상 수 통계와 실제 병원현장에서의 가용 병상 수는 많은 차이가 나고, 정부가 카운트하는 병상은 이미 포화됐다고 보면 된다”며 “중환자 병상이 포화된 상태에서 효율적으로 중환자병상 확보하기 위해서는 '코호트병원'(전담병원) 지정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