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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자료 소실에 마음 아파" 의사신문 마이크로필름화 주도한 이인수 회장
"소중한 자료 소실에 마음 아파" 의사신문 마이크로필름화 주도한 이인수 회장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12.03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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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인수 구로구의사회장(서울시의사회 30대 총무이사)
2008년 옛 의사신문 지면 마이크로필름화 작업, 비싼 비용이 관건
차관 친구에게 도움 요청, 보존가치 인정받아 국가예산으로 집행

지난 2008년 여름. 의사신문은 창간 당시부터 그 때까지 제작된 종이 신문을 ‘마이크로필름’으로 옮겨 담는 사업에 착수했다. 의사신문은 1960년 창간 이래 의료계의 산증인 역할을 해왔지만 의사신문이 '종이'에 담아낸 과거 기록들은 보관상의 한계로 인해 색이 바래고, 심지어 바스러지는 조짐마저 보였기 때문이다. 

의사신문 마이크로필름화 작업은 의료계의 역사를 보존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자 전문지 사상 초유의 작업이었다. 당시 1차 작업을 완료한 의사신문 초기 지면은 현재 국립중앙도서관과 지방 국립도서관에 마이크로필름 형태로 보존돼 있다. 

이인수 구로구의사회장

당시 먼지가 풀풀 날리던 지면 신문을 마이크로필름으로 제작해 옮겨 담는 작업을 주도한 것이 당시 서울시의사회 총무이사였던 이인수 현 구로구의사회 회장이다. 의사신문을 제대로 보관할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고심하던 중에 이 회장이 정부 예산으로 지면을 마이크로필름화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올해 창간 60주년을 맞은 의사신문이 이인수 회장을 만나 당시 '비화'를 들어봤다. 

이 회장은 "1960년 처음 발간된 의사신문은 서울시의사회원은 물론, 전국 의사회원들의 대변지로서 의료계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며 "소중한 자료가 창고에서 먼지에 뒤엉켜 소실돼 가는 것이 마음이 아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회장은 "당시 문영목 회장의 서울시의사회 집행부에서는 의료계 ‘의권수호’의 대변지였던 의사신문이 삭아 없어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영구히 보존하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당시 문 회장을 비롯해 이인수 총무이사와 김용상 편집인, 의사신문 직원들이 의사신문의 영구 보존방법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했다. 그 첫번째 작업으로 우선 창고에서 먼지에 쌓인 채 방치돼 있던 신문을 연도별로 정리하는 작업에 나섰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자 의사회 집행부는 의사신문 지면을 마이크로필름으로 제작해 영구히 보존함으로써 후대에도 볼 수 있도록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당시 외부업체를 통한 마이크로필름 제작에 드는 비용만 3000만원 가량이 필요했다. 어떻게 비용을 마련해야 할 지 고심하던 중 이 회장이 최적의 방안을 찾아냈다. 

이 회장은 "당시 의사신문 지면 마이크로필름 제작을 위해 예산이 필요했는데, 의사회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했다"며 "고민하던 차에, 마침 국립중앙도서관이 떠올랐고 당시 친구였던  문화관광부 차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결국 의사신문이 의료계 정론신문으로서 창간한 1960년부터 당시년까지 의료계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담고 있다는 것을 높이 평가한 문화관광부가 의사신문이 국가문헌자료로 보존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고, 덕분에 국가 예산을 지원받아 의사신문 지면 마이크로필름화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이후 의사신문은 국립중앙도서관과 1년에 걸쳐 상호 협력해가며 소장하고 있는 합본호를 초기작부터 하나씩 마이크로필름으로 옮겼다. 당시 일부 초창기 신문을 찾을 수 없어 독자들에게 “창간년도인 1960년도 신문과 1970년 상반기 신문을 갖고 계신 독자를 찾습니다”라는 안내를 내보내기도 했지만 초창기 신문 일부는 끝내 확보하지 못했다. 

일부 초기 지면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더 늦기 전에 의사신문 지면을 마이크로필름으로 만들어 영구보존할 수 있도록 한 이 회장읜 공로는 의료계의 역사가 이어지는 한 결코 빛이 바래지 않을 것이다. 

이 회장은 “창고에서 먼지와 함께 삭아 없어질 뻔했던 지면이 영구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나 뿐만 아니라 당시 임원과 의사히 직원들 덕분"이라며 뿌듯하다고 했다. 이 회장은 당시 1차로 이뤄졌던 마이크로필림화 작업의 후속 작업이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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