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전 의료봉사 인연으로 지금은 캄보디아서 연 6만명 진료
16년전 의료봉사 인연으로 지금은 캄보디아서 연 6만명 진료
  • 박승민 기자
  • 승인 2020.12.0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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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한미참의료인상 수상자] 김우정 헤브론병원 원장
열악한 환경에 팽개쳐진 아이들 모습 아른거려 청진기만 들고 캄보디아로
1년전 귀국해 항암치료 중···"어려운 시기에도 진료 중인 병원동료들께 감사"

“저와 헤브론병원에만 주는 상이 아니라 전세계 열악한 의료환경에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 모든 의료인들에게 같이 주고 격려하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헤브론병원에서 같이 근무하는 20여명의 한국인 식구와 100여명의 캄보디아 식구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서울시의사회가 주관하고 한미약품이 후원하는 19회 ‘한미참의료인상’을 수상한 김우정 헤브론병원 원장은 수상의 공을 주위 동료들에게 돌렸다. 실제로 '혈혈단신' 캄보디아로 건너와 지난 2007년 프놈펜에 NGO병원인 헤브론의료원을 설립,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연간 6만여 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규모로 병원을 키울 수 있었던 건 주변의 도움 덕분이다. 캄보디아 보건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한미참의료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 원장과 캄보디아의 인연은 2004년 구정 연휴기간에 의료 봉사활동에서부터 시작된다. 김 원장은 “당시 캄보디아는 생활환경이나 위생환경, 의료환경이 너무 열악했다”며 “소아과의사로써 이쁘게 생긴 아이들이 더럽고 험한 환경에 내팽개쳐져있는 모습이 너무 마음에 걸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의 인상이 너무도 강렬했던 걸까. 김 원장은 “캄보디아를 다녀온 이후, 캄보디아라면 봉사활동을 열심히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날이 갈수록 강해져 2006년 1월에 한국생활을 정리하고 소량의 약품과 청진기만 가지고 캄보디아로 향했다”고 말했다. 

마음이 앞서 무작정 달려갔지만 눈앞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캄보디아는 우리나라와 문화, 생활방식, 성향, 사고방식이 많이 달라 의료활동은 물론, 일상적인 생활에서조차 처음에는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김 원장은 “캄보디아는 90년 동안 프랑스의 식민지로 있어 사회 모든 시스템이 프랑스 영향 아래에 있어 우리나라와 많이 달랐다”며 “아무런 정보없이 무턱대고 캄보디아에 갔기 때문에 처음 병원을 개원하기까지 애를 많이 먹었다”고 말했다. 

특히 처음엔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오해를 사기도 했다고 한다. 김 원장은 “캄보디아 사람들은 특히 외국인들에게 자기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차분하고 냉정하며 상대가 언성을 높이면 자신의 인격을 모독했다고 생각한다”며 “환자들이 잘못을 해 의사로서 한국식으로 야단을 쳤는데 그 결과가 다른 방향으로 돌아오곤 했다”고 말했다. 

헤브론의료원은 연간 6만여 명의 환자를 진료한다. 김 원장은 병원을 믿고 방문해주는 환자들을 볼 때마다 보람과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모든 환자들을 다 볼 순없지만 조금이나마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며 “특히 심장수술 같은 큰 수술은 위험성이 크다”며 “그런데도 외국사람인 우리에게 생명을 맡기러 와서 편안히 입원하고 수술실에 들어가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14년째 운영 중인 헤브론의료원은 현재 70개의 병상을 보유하고 내과, 일반외과, 소아과 등 총 12개의 진료과목에 대해 진료를 하고있다. 더불어 3개의 수술실과 건강검진실, 내시경실 등을 운영하고 있어 캄보디아 보건사업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원장은 병원의 규모가 커지고 진료 내용이 업그레이드되기까지 많은 도움을 준 의료봉사단체와 의료인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 원장은 “작은 클리닉으로 시작한 헤브론병원은 처음에 100% 무료로 진료를 진행해 캄보디아 전국에서 아이부터 성인까지 많은 환자들이 소문을 듣고 병원에 찾아왔다”며 “많은 분들이 후원해주시고 또 단기로 의료 봉사팀들이 많이 오셔서 힘을 많이 보태줬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변의 도움 덕분에 간단한 진료뿐 아니라, 암이나 심장수술 같은 큰 수술까지 현지에서 진행해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김 원장은 “7년간 450여건의 심장수술을 진행했다”며 “제법 큰 수술의 경우 외부 도움을 받아 진행했고, 심장 수술의 경우 한국에서 심장수술팀이 도와줬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현재 김 원장은 헤브론병원이 있는 캄보디아가 아닌 한국에 있다. 1년쯤 전 귀국해 거주하면서 항암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김 원장은 “병이 든 줄 모르고 캄보디아에서 정신없이 뛰어다니다가 병이 늦게 발견돼 1년전부터 한국에 들어와 치료하며 캄보디아에 못 들어가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어려운 시기에 헤브론의료원 식구들이 서로 협력해 하루도 쉬지않고 열심히 진료하는 등 병원이 잘 돌아갈 수 있게 해줘서 특별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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