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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전담의는 환자·병원·의사 모두의 니즈가 상통하는 제도"
"입원전담의는 환자·병원·의사 모두의 니즈가 상통하는 제도"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11.24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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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입원전담의 관련 토론회···의료계, 제도 필요성 다각적 조명
일부 '왜 수가로 때우나' 반대, 전체 재정측면서 유리하단 의견도
23일 국회에서 열린 '입원환자진료의 뉴노멀 -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현재와 미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입원환자진료의 뉴노멀 -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현재와 미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9월말에 열린 건정심에서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정규수가를 신설하는 안이 일부 위원들의 문제제기로 안건에 상정되지 못하면서 지난 2016년 시작된 입원전문담전문의 시범사업의 본사업 전환이 미뤄지게 됐다. 하지만 의료계 전문가들은 시범사업을 통해 입원전담의의 효용성이 증명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본사업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입원환자진료의 뉴노멀,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현재와 미래’ 토론회는 입원전담의 도입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의료계의 입장을 정리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는 김성주·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와 대한의사협회·보건복지부 후원으로 개최됐다. 

참석자들은 먼저 입원전담의 도입이 병원에 입원하더라도 환자가 주치의를 만나기는 쉽지 않아 불만인 환자들의 '니즈'를 충족한다는 점에서 수요자를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석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입원해 있는데 의사와 소통이 안 된다는 분, 의사하고 대화를 해서 자기 상태를 알려달라는 분 등의 전화를 드물지 않게 받고 있다”며 “가족이나 친척 분들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병문안 가서 의사와 소통하려고 하면 만날 수 있는 분들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공급자인 병원 입장에서도 그동안 전공의를 동원해 겨우 돌아갈 수 있게 만든 비정상적 입원 의료환경을 정상화할 수 있는 해결책이 입원전담의 제도라고 말한다.

발제를 맡은 장성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당장 전공의로 때우는 것”의 차원을 넘어 본질적으로 입원의료를 향상시키기 위한 해결책으로 입원전담의 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특히 “입원전담의 제도는 병원과 의사, 환자 모두의 니즈가 상통하는 제도”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병원은 많은 입원환자에 비해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환자들에 대한 전공의 케어를 문제로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의사 입장에서도 병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포지션에 대한 니즈가 있다”며 “(하지만) 병원은 의사를 고용할 여력이 없고 입원을 유지시키는 비용이 마이너스다 보니 모두의 니즈를 상통하는 입원전담의 제도가 잘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입원전담의의 본사업 전환이 미뤄지게 된 이유는 건강보험 재정 때문이다. '왜 수가로 때우려고 하냐'는 것이다. 하지만 입원전담의를 도입하는 것이 전체 건강보험 재정을 고려할 때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장성인 교수는 “입원전담의 시범사업 수가를 보면 일부 전담의를 기준으로 했을 때 연간 의사 1인당 약 1.3억원의 의료비(건강보험 재정 지출)가 발생하는데, 의원급의 경우 전문의 1인당 3.9억원의 의료비 지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은퇴하는 의사 수와 새로 유입되는 의사 수를 고려했을 때, 향후 3만~4만명의 의사가 늘어날 텐데, 인당 1억3천만원을 쓰는 의사를 만들지 3억9000만원을 쓰는 의사를 만들지 우리가 고민해봐야 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세브란스 병원에서 외과 입원전담의로 근무하는 정윤빈 교수는 “환자 만족도 높고 의료 격차도 감소시키는 입원전담의 제도를 우리가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아직 전담의 채용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입원전담의 제도는 현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환자 안전성 증대와 합병증 감소, 재원 일수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전문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 활용에는 비용이 따를 수밖에 없지만 반대로 의료비 절감 효과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제도에 대한 현장 경험이 있기 때문에 현장 경험이 정책적 뒷받침으로 받아들여지면 정말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부 측 인사로 참여한 이중규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건정심에서 입원전담의 제도의 본사업 유보 결정이 난 데 대해 “복지부가 일을 잘 못해서 건정심 위원들에게 설명드릴 때 조금 오해하게 전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수가와 관련해서 현재 입원료로는 입원전담 서비스가 공급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시범사업으로 했던 수가 1~2개 정도는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수가 형태와 관련해 주 5일, 주 7일, 24시간 등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한 상태다. 환자들은 24시간 근무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장은 “당장 24시간 입원전담의를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으니 병원 평가제도에 반영해 병원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한다든지 등의 방법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신현영 의원은 “어떤 제도가 만들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수 백 가지가 있지만,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제도라는 한두 가지 이유만으로도 제도를 만들 수 있더라”라며 “입원전담의 제도가 아직 불완전한 제도임에도 용기를 갖고 도전하신 입원전담의 선생님들 중 평생을 하고 싶다는 분들이 있는데, 이 분들이 의사로서 소명감을 다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만들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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