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에 예타 면제하라"···공공의료 확충 명분으로 '예타' 난타
"공공병원에 예타 면제하라"···공공의료 확충 명분으로 '예타' 난타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11.2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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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병원 예타면제법 발의한 강병원 더민주 의원 주최 토론회서
참석자들 일제히 '예비타당성 조사가 공공의료 확충 걸림돌' 주장
김용익 이사장의 건보공단, 최근 예타면제 필요성 주장 보고서 발간
20일 국회에서 개최한 '코로나 시대 공공의료확충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일 국회에서 개최한 '코로나 시대 공공의료확충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공공의료 강화를 명분으로 공공병원 설립시 예비타당성 조사의 면제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여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같은 주장이 꾸준히 제기된 데 이어 정부측도 이에 동조하면서 관련법 제정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국회에서는 ‘코로나 시대 공공의료 확충 방안 모색’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지난 달 공공병원 설립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도록 하는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는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일제히 예비타당성 조사를 공공의료 확충의 장애 요인으로 지적했다. 토론자 4명 중 3명이 모두 ‘예비타당성 조사’를 공공의료 확충의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예타는) 걸림돌이라면 걸림돌이고 시간 잡아먹는 장애물이라면 장애물"이라며 이들의 주장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먼저 발제자로 나선 김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공공병원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는 예타 방식은 없애거나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 제도는) 기재부를 위한 예타지 국민을 위한 예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공공병원의 필요성에 대해 “지금 다시 3차 재유행을 맞는 과정에서 국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감이 크기 때문에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올려도 그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이 존재한다”며 “4월 이후 환자 수가 떨어졌음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한 수준으로 계속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치료로 대응이 가능한 부분을 병상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메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2019년 11월 지역의료강화대책에서 제시한 9개 지역에 (공공병원) 신축을 준비 중이지만, 대전과 서부산은 예타에 막혀 있고 기재부는 이미 진행 중인 것을 면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BTL(임대형 민자사업)로 짓는 것이라서 중앙정부의 예산 지원도 어렵고 나머지는 지자체에서 논의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주 울산건강연대 집행위원장은 보다 직접적으로 공공병원 설립을 위해 꼭 해결해야 할 주요 문제 중 하나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꼽았다. 김 위원장은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공공의료 기반 확충, 공공의료 강화라는 정책성 평가보다 비용 편익을 따지는 경제성 평가를 더 중점적으로 판단하는 예비타당성 조사 때문에 공공병원 설립은 늘 발목이 잡혔다”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공공병원 설립은 기존의 예비타당성 조사 절차를 면제하거나 조사 항목, 조사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갑 건강보험연구원장은 “초중등학교, 국가 안보에 관계되는 국방 관련사업 등은 면제받을 수 있다”며 “지금까지 공공병원을 신설할 경우 경제성 측면에서 예비타당성 조사결과의 벽을 넘기 어려웠다. 국민의 감염 및 재난과 건강을 책임지는 공공병원에 대한 예비타당성 평가도 면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측 인사로 토론에 참여한 노정훈 보건복지부 공공의료과장도 이에 동조하는 입장을 취했다. 노 과장은 “정부가 왜 공공병원을 더 만들지 못하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면서 “실무적으로 국가재정법상 예비타당성조사, 지방재정법상 지방재정 투·융자사업심사가 있는데, 지자체 입장에서는 ‘어차피 예타나 심사에서 안 될 것 같다’며 내부반론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노 과장은 “예타든 지방재정 융자 심사든 저희도 개선 노력을 해왔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물론 없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국회에서 코로나19 이후 많은 관심을 갖고 예타 개선이 필요하다고 문제제기를 해주셔서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복지부도 관계부처와, 지방정부, 중앙정부 차원의 의사결정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지난 18일 공개한 '공공의료 확충 필요성과 전략' 보고서를 통해 의료전달체계와 지역간 의료 격차 등 의료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공공병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역시 예타 면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연구원은 “공공병원 설립의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와 지자체의 부담금이 장애요인”이라며 “예비타당성 평가를 면제하고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국가의 보조금을 지자체의 재정자립도에 따라 차등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를 낸 건보공단의 김용익 이사장과 이날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김윤 교수는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전현직 교수로서, 현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소위 '김용익 사단'의 핵심 인물들이다. 

공공병원 예타 면제에 대해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공공병원 예타 면제는 생각하지도 않고 있고 지금 현안, (공공의대) 예산 반영된 것부터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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