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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시험 재응시 찬성 여론은 응급·중증 환자들의 목소리”
“의사시험 재응시 찬성 여론은 응급·중증 환자들의 목소리”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10.27 11: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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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신경과학회, 의료전문학회로는 최초로 국시 미응시 사태 해결 촉구
“내년 1년 만의 문제 아냐···5~6년간 인턴-레지던트-전임의 수련 시스템 무너져”

“삼성서울병원 1곳의 지난해 응급실 환자가 8만 명이었고, 수술 환자는 5만 2300명, 입원치료를 받은 중증환자는 10만 명이 넘는다. 내년도 신규의사가 배출되지 않으면 전국에서 매년 수십만 명의 응급·중증 환자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 의사가 부족해서 10년 동안 의대생 4천명을 증원하자던 정부가 필수 의사인력 2700명을 줄이겠다는 것인가?”

대한신경과학회가 27일 성명서를 내고 의사 국가고시 미응시 사태를 조속히 해결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의료전문학회가 의사국시 미응시 사태 해결을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경과학회는 “의사고시 실기시험 미응시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내년 3월부터 젊은 의사들의 4분의 1이 갑자기 없어진다”며 “주당 80시간을 일하며 병원을 24시간 지키던 젊은 의사들이 없어지면 긴급한 치료가 늦어지고 중증 질환 환자들의 치료, 수술이 지연될 수밖에 없어 많은 응급, 중증 환자들이 생명을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국시 미응시 의대생 구제' 관련 찬반 입장을 조사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37.5%가 의사시험 재응시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5%를, 응답률은 6.0%를 기록했다. 

신경과학회는 “찬성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이거나 가족들로 생각된다”며 “정부와 국회는 환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의사국시 미응시 사태의 대책을 묻는 의원의 질의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인턴들이 하던 역할을 레지던트, 전문간호사, 입원전담전문의가 대체하게 할 생각”이라고 답한 바 있다. 이 발언과 관련해 신경과학회는 비의료인 출신의 복지부 장관이 병원 현장의 현실을 너무나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주 80시간 근무하는 레지던트가 인턴 일까지 할 시간이 없고, 간호사는 의사를 도울 수는 있어도 환자에게 응급, 긴급 치료, 수술을 독자적으로 할 수는 없다. 그렇게 한다면 의료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입원전담전문의도 지금 구할 수가 없어 인턴, 레지던트를 선발하는 전국의 74개 종합병원 중 신경과 입원전담전문의를 구한 병원은 서울대, 연세대,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4개뿐”이라며 “올해 신규의사가 배출되지 않으면 지방 대학병원, 다른 종합병원들은 전멸하게 되고, 이런 의사 부족 사태는 앞으로 5-6년간 지속된다”고 경고했다.

내년에는 인턴이 없고, 그 다음 해는 인턴이 없기 때문에 레지던트 1년차를 선발할 수 없고, 그 다음 해는 2년차, 3년차, 4년차 레지던트, 전임의 순으로 의사들이 없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학회는 매년 레지던트 선발 정원도 3100명으로 정해져 있어서 더 이상 선발할 수 없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내년 1년 인턴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5-6년 동안 연쇄적으로 인턴-레지던트- 전임의에 이르는 전체 의사 수련과정 시스템이 망가진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이번 국감에서 모 여당 국회의원은 의대생들에게 의사시험 재응시 기회를 부여하는 조치는 불법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신경과학회는 “그럼 내년 3월 1일부터 병원에 2,700명의 젊은 의사들이 갑자기 없어져서 수많은 응급, 중증 환자들이 중대한 피해를 받는 것을 방치하는 게 합법이란 말인가”라며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의료대란을 막을 수 있음에도 방치하는 것이야말로 반인권적이고 반헌법적 조치”라고 일갈했다.

대한신경과학회는 “더 이상 시간이 없다”며 “이제는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아니면 국민들이 나서서 의료대란을 막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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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 2020-10-31 09:40:32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37.5%가 의사시험 재응시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과학회는 “찬성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이거나 가족들로 생각된다”며 “정부와 국회는 환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럼 국민 62.5%의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37.5%의 의견대로 하자고?
국민들이 왜 반대하는지 이유를 알아야 할 듯.
집단이기주의는 더 이상 공감을 못 얻는다. 그리고 국민들은 공정함을 원한다. 국시가 집단이기주의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