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감 예방 접종 후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도 예방접종을 지속해야 할 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의료계 대표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1주일간 접종을 잠정 유보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백신학회는 접종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는 22일 용산 임시회관에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관련 권고문’을 발표하면서 안전성 입증을 위해 현재 시행 중인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일주일간 잠정 유보할 것을 권고했다. 예방접종 후 사망한 사례들에 대해 아직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잠정 유보 기간을 두고, 이 기간 동안 사망 사례와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 등 백신 및 예방접종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날 대한백신학회는 코로나19 유행과 동시에 계절 독감의 유행이 우려되는 만큼 독감 백신을 계속 접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회에 따르면 현재 사망 사례는 지역적으로 국한되지 않고 제조사와 생산고유번호가 다르면 발현 증상이 일치되지 않는 산발적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독감 백신의 사인으로 알려진 알레르기 중증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와 연관된 전형적인 사례가 없었고, 백신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백신은 이미 수거돼 사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앞서 문제가 제기됐던 '상온 노출' 백신과 '백색 입자' 백신의 경우에도 사망이나 심각한 부작용과의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백신학회는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유행과 함께 계절 독감의 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소아·청소년과 고령자,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면역저하자에 대해 독감 백신 접종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사인이 확인되기 전에는 원인에 대한 추측성 언급이나 발표를 자제하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안에 대해서만 학술적 관점에서 결과를 공유해야 한다”며 “학회에서도 상황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다각도로 확인하고 있는 만큼, 우려되는 상황이 생기는 경우 즉각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