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아기 골수 채취중 사망···法 허위진단서 작성에 벌금형
6개월 아기 골수 채취중 사망···法 허위진단서 작성에 벌금형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10.16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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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사망진단서에 종류·원인 상이하게 기재, 이를 인식"
"동맥파열 예측하지 못한 듯, 업무상과실치사는 아냐"

생후 6개월된 아기의 골수를 채취하다 사망하자 사망진단서를 허위로 작성해 병사로 기재한 의사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울산지방법원은 허위진단서 작성과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공의 A씨에 벌금 300만원을, 주치의 B 교수에게는 벌금 500만원 형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2015년 10월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던 전공의 A씨는 태어난 지 6개월된 아기의 골수를 채취하는 검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검사 도중 골수 채취에 사용되는 천자침이 총장골동맥을 관통, 동맥파열을 일으켜 저혈량성 쇼크를 야기했고 아기는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됐다.

이러한 경우 사망진단서상 사망의 종류를 '외인사'로 기재해야 한다. 사망 원인은 ‘심장마비’ ‘호흡부전’ 등처럼 기재할 수 없다. 그러나 교수 B씨는 전공의 A씨에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사망의 원인은 ‘호흡정지’로 기재하도록 지시했다. 

의사들은 “피해자의 사망원인이 진정 수면제의 부작용 때문이라고 알고 있었고 총장골동맥 파열로 인한 출혈 때문이라는 점을 알지 못했다”며 “피해자에 대한 부검도 예상된 상황이어서 사망진단서를 허위로 작성할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에 대한 사망진단서상 사망원인과 사망종류가 실제 피해자의 사망원인 및 내용과 상이하다”며 “이러한 내용에 대한 인식이 있었음에도 사망진단서의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기재했음이 충분히 인정되므로 허위진단서 작성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의사가 작성하는 진단서는 사회에서 높은 신뢰를 부여하고 있고 수사기관의 수사나 법원의 재판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해 의사는 진단서에 사실만을 기재할 것이 요구된다”며 “시술 도중 피해자가 사망한 것이 명백한 이상 의사인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의무에 반해 사망진단서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재한 것은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서는 두 의사 모두 혐의가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전공의 A씨에 대해 “증언에 의하면 골수검사 과정에서 총장골동맥이 파열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은 상당히 드문 경우이고 전공의 A씨도 법정에서 ‘출혈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며 “B 교수도 ‘출혈이나 부종이 전혀 없어 동맥파열 부분에 예측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맥파열을 예견하지 못하고 진정제 부작용으로 인한 호흡곤란만을 판단해 피해자의 사망을 막지 못한 것은 큰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남는 일”이라면서도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생체활력징후 및 사망에 대한 예견가능성을 인정하기는 어려운 이상 업무상 과실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교수 B씨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과실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B 교수는 전공의 A씨를 지휘·감독할 교수 지위에 있음은 인정되지만 그러한 지위에 있다고 하여 전공의 A씨가 수행하는 모든 시술이나 수술을 지도·감독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만한 법적 근거는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담당의사가 시행하는 시술에 있어 과실이나 하자가 존재하는 경우 형사책임은 당연히 그 담당의사에게 부과되는 것이 기본적인 형사책임의 원리”라며 “그 담당의사를 지도, 감독하는 주치의나 지도교수에게 과실이나 하자에 대한 형사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타인의 형사책임을 부과하는 것에 해당해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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