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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주 교수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는 섣부른 조치”
김우주 교수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는 섣부른 조치”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10.15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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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확진자 수 100명대 기록, 연휴에 검사 건수 줄어 확진자 수도 준 것일 뿐
두 달마다 대유행 양상···‘가을 대유행’ 고려, 고령자 요양시설 대비 철저히 해야

정부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단계로 완화한 데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코로나19의 잠복기가 최대 14일인 만큼 최소한 추석 연휴로 인한 여파를 확인할 수 있는 이번 주말 이후에 결정했어도 늦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사진>는 15일 “정부가 지난 11일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완화한다고 발표했는데 너무 섣부른 조치였다고 생각한다”며 “직전에 며칠간 일일 확진자 수가 두 자리 수로 감소해서 그런 판단을 내린 것 같지만 사실 이는 연휴로 인해 검사 건수가 5000대로 내렸기 때문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한글날을 포함한 연휴기간에 민간의료기관이 문을 닫았고 국민들도 연휴로 인해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미룬 경우가 많아 검사 건수 자체가 줄어 동시에 확진자 수도 감소한 것인데 정부가 이를 토대로 너무 쉽고 갑작스럽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했다는 것이다.

지난 추석 연휴나 한글날이 포함된 연휴 기간에 예년에 비해 친지 간 방문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대신 제주도 비행기 티켓이 매진되고 국내 유명 관광지의 방문객이 폭증하는 등 외부 활동이 늘어 코로나19의 교차 감염이 증가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정부는 연휴로 인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실제 양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는 잠복기가 최대 14일이기 때문에 추석 연휴가 끝난 시점인 10월 4일부터 14일 후인 10월 18일, 즉 이번 주 일요일은 지나야 추석 연휴 여파로 인한 확진 양상을 알 수 있다”며 “그럼에도 섣불리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하니까 클럽이나 스포츠시설 등 고위험 집단시설들이 운영을 다시 재개하면서 당장 오늘만 해도 신규 확진자가 110명으로 올라서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2달여마다 대유행이 발생하곤 했다. 정부는 환자 수가 늘면 방역 단계를 강화하고, 환자 수가 줄면 다시 완화하는 일명 ‘두더지 잡기’식으로 방역 정책을 펼쳤는데,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현재 사회적 거라두기 단계가 완화됐더라도 앞으로 얼마든지 가까운 시일 내에 ‘대유행’이 다시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 가을철에 접어들며 점점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는데 이러한 ‘추위’는 코로나19 방역에 있어 무엇보다 큰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김우주 교수는 15일 신규 확진자수가 100명대로 올라선 것을 거론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하려면 최소한 1~2주 전부터는 준비를 해야 한다. 고위험 집단 시설에 대해 안전한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명부 작성, 환기 여부 등을 철저히 점검한 뒤 완화 조치를 시행하지 않으면 사단이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단계로 완화했지만 실제로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존스홉킨스 대시보드에 의하면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로 접어들면서 대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지구 북반구인 유럽을 중심으로 이미 대유행이 시작된 상황이며 15일 기준 하루에만 전 세계의 신규 확진자는 30만여 명에 이르고 지금까지 누적 사망자는 108만여 명에 달해 매일 5000여 명씩 코로나로 인해 죽어나가고 있는 현실이다.

각 나라별로 발표하는 숫자를 무조건 신뢰해서도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주 교수는 “일본만 해도 15일 신규 확진자가 467명이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일본은 중증환자 위주로만 진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확진자 수는 훨씬 더 많을 수밖에 없고, 중국도 28명이라고 하지만 여기는 무증상자는 아예 카운트 자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아예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며 “이렇게 국가마다 검사대상이나 집계방식 등이 너무나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각 국가의 (정치적 목적에 따른) 방역 정책에 의해 발표되는 것은 단면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따른 언론 보도를 그대로 믿고 판단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가을 대유행이 우려되는 현 시점에 전문가들은 누구보다 감염에 취약한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들에 대한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우주 교수는 “외부 활동을 하지 않는 이 곳(요양병원 등)의 환자들이 감염되는 것은 거의 대부분 여기에 근무하는 직원들에 의한 것”이라며 “요양원, 요양병원, 재활병원 등 고위험 시설의 근무자들은 집중적으로 타깃팅 해서 선제적으로 PCR 검사를 하는 등의 철저한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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