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열심히 헌혈했더니”···적십자사, 혈장 헐값에 민간기업에 넘겨
[2020 국감] “열심히 헌혈했더니”···적십자사, 혈장 헐값에 민간기업에 넘겨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10.13 10: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녹십자·SK플라즈마에 분획용 원료혈장 원가 대비 65~70% 가격에 넘겨
4년간 580억 적자···권칠승 “국민혈세 투입한 연구용역 결과도 참고 안 해"

국민들의 헌혈로 마련된 원료혈장을 적십자사가 민간 제약회사에 지나치게 싼 가격으로 넘겨 수 백억 원대의 적자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분획용 원료혈장 공급현황’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적십자사가 분획용 원료 혈장을 원가 대비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일선 제약회사에 판매해, 약 580억 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적십자사가 국민이 헌혈한 피로 만든 성분채혈혈장, 신선동결혈장, 동결혈장 등 원료혈장을 재료비, 인건비, 관리비 등이 포함된 원가에 못 미치는 금액으로 기업에 제공한다는 비판은 지난 2011년부터 이어져 왔다. 이에 적십자사는 2015년, 약 4억6000만 원을 투입한 연구용역을 진행하여 분획용 원료 혈장의 표준원가를 책정했다.

그러나 적십자사는 연구용역을 통해 산출된 표준원가를 반영하지 않았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동결혈장, 신선동결혈장, 성분채혈혈장을 각각 원가의 65%, 70%, 71% 수준의 단가로 녹십자와 SK플라즈마에 공급해, 이 4년의 기간 동안 녹십자를 상대로 발생한 적자는 약 488억 원, SK플라즈마를 상대로 발생한 적자는 약 94억 원으로 총 580억 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더해 적십자사는 지난 2019년 4억 4000만 원을 추가로 투입해 원료혈장 원가에 대한 용역을 한 차례 더 진행해 적정 원가를 산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0년에도 적십자사는 여기서 산출된 원가를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칠승 의원은 “지속적으로 국회가 이 문제를 지적했음은 물론이고, 국민혈세를 투입해 연구용역을 진행했음에도 여기서 도출된 결과마저 참고하지 않아, 수백억의 적자를 낸 적십자사의 행태는 국민과 국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른 대안으로 권 의원은 “매년 각 회사와의 협상 내용을 공개하고 원료혈장 공급 단가 설정의 기준과 근거를 밝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