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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야뇨증, 진단부터 치료까지 스마트 워치로 잡는다
[인터뷰] 야뇨증, 진단부터 치료까지 스마트 워치로 잡는다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10.13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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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 앱 개발하는 윤영은 한양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환자 일상생활 정보 수집에 활용해 야뇨증 진단 정확성 높여

“50대 정도 되면 자다가 한 번 정도는 으레 깨는 줄 알고 계시다가, 5~6번씩 일어나 화장실에 가게 되면서 ‘도저히 못살겠다’고 병원에 오십니다.”

야뇨증은 비뇨기에 뚜렷한 이상이 없는데 야간 수면 중에 무의식적으로 방뇨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야뇨증 환자의 70% 이상이 50대다.

생명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질병은 아니지만 매일같이 충분한 숙면을 방해하는 야뇨증 때문에 고령환자들은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50·60대의 절반이 야간뇨를 경험한다. 야뇨증 환자들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는 윤영은 한양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를 한양대병원 기자단이 12일 만났다.

윤영은 교수.(사진=홍보팀)

Q. 현재 진행 중인 연구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달라. 

“스마트 워치를 이용해 환자의 일상생활 정보를 모두 수집해 야뇨증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는 연구다. 스마트 워치로 환자의 식습관, 심박 수, 수면 패턴, 생활 습관, 음용 패턴, 배뇨패턴 등 데이터를 수집해 진료에 이용한다. 야뇨증 진단에는 정확한 생활 정보가 필수다. 수면장애와 배뇨장애를 혼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감한 문제이긴 하지만, 10~20% 정도는 배뇨장애인 줄 알고 병원에 왔다가 수면장애로 진단 받는다. 면담 중에 ‘자는 도중 열 번 깼다’고 말한 환자가 실제로 (스마트 워치 데이터를 보면) 두세 번만 깬 경우도 있었고, ‘낮잠 절대 안 잤다’고 하시는데 꼬박꼬박 주무신 경우도 있다. 환자의 생활습관을 데이터로 정확하게 확인하고 치료까지 돕기 위함이다.”

Q. 실제 임상 적용이 이뤄지고 있는데 진행 상황은 어떤가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3일 동안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게 해 정확한 ‘배뇨일기(생활 데이터 기록)’ 작성으로 진단과 치료를 했다. 임상시험 지원자를 지금도 계속 받고 있어 임상 환자 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야뇨증 환자들에게 그동안 직접 ‘배뇨일기’를 작성하라고 해왔는데, 스마트 워치로 터치 한 번에 작성할 수 있으니 환자들이 편하게 느낀다. 또 정확한 데이터가 기록으로 남아 있어 환자들이 자기 데이터를 직접 눈으로 보고 생활습관 교정에 대한 수용도가 올랐다.”

Q. 야뇨증 치료가 꼭 필요한 이유는

“환자 대부분이 밤에 한 번 소변 보는 게 처음에는 병인지 모르신다. 그러다 치료 시기를 놓쳐서 뒤늦게 병원에 오신다. 야간뇨로 밤 동안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다음 날 피로도가 높아지고, 노년에서는 화장실을 가다가 낙상사고를 겪는 경우도 있다. 남성은 발기부전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화장실을 자주 왔다갔다해서 부부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여러 심장병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Q. 야뇨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생활습관 교정이 치료의 일차적인 목표다. 자기 전 물을 적게 마시거나 낮에 활동량을 늘려 숙면을 취하도록 하는 등 생활습관을 고치는 과정이 병행돼야 야뇨증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 배뇨일기를 작성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데에도 접목하려고 스마트 워치를 사용했다. 예를 들면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스마트 워치가 경고 알람을 울린다든지, 약 먹는 시간을 알려준다든지 하는 부분도 부가 기능으로 개발 중이다.”

Q. 노년층이 야뇨증을 많이 겪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이가 들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활동량이 줄고 나이가 들면 수면 중에 만들어져야하는 '항이뇨호르몬'이 잘 안 만들어진다. 보통 소변은 몸 안에서 낮 동안 만들어지고 밤에는 항이뇨호르몬의 분비로 발생이 억제된다. 그런데 항이뇨호르몬이 안 만들어져 소변을 만들어내지 않아야 하는 밤 동안에 소변을 만들어 화장실을 가게 하는 것이다. 전립선 비대나 과민성 방광 같은 성인 질환과 야뇨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Q. 고령 환자들이 스마트 워치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나

“개선하는 과정에 있다. 60대에서 80대가 주 타깃인데 스마트 워치 사용이 어려워 기기를 가져갔다가 (사용) 못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좀 더 쉽게 만들 수 있도록 계속 연구하고 있다. 몇 가지 사항은 개선했다. 물 마신 양을 ‘몇cc’ 마셨는지 기록하던 것을 ‘몇 컵’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바꾸거나 화면 전환을 스크롤로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점 등이다. ‘스마트 워치’지만 모든 것을 ‘스마트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한 부분이 있어 계속해서 개선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연구가 있다면

“평소 암환자를 많이 본다. 신장암이나 요로결석, 비뇨기 암을 주로 본다. 말기암 환자분들이 통증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환자의 ‘퀄리티 오브 라이프’에 관심이 많다. 환자들의 통증을 객관화시켜서 그에 따른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해보고 싶다. 환자분들께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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