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4주 이내 낙태 전면허용···의료계 "10주 미만으로 해야"
정부, 14주 이내 낙태 전면허용···의료계 "10주 미만으로 해야"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10.08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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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낙태죄 헌법불합치 후속조치로 낙태 허용범위 확대방안 입법예고
낙태약도 허용···의료계 "산모·태아 건강 등 고려, 산부인과안 반영해야"

정부가 임신부의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임신 중절(낙태) 허용시기를 '임신 14주 이내'로 규정한 법률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데 대해 산부인과 의사들은 허용시기를 '임신 10주 이내'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한산부인과학회·대한산부인과의사회·(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대한모체태아의학회로 구성된 '낙태특별법위원회'는 8일 정부가 입법예고한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과 관련해 이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 정부, 낙태죄 유지하되 14주 미만은 사실상 자유롭게 허용 

정부는 7일 지난해 낙태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과 관련한 형법 개정안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각각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구체적으로 임신한 여성의 임신유지·출산여부에 관한 결정기간을 ‘임신 24주 이내’로 정하되, 이를 또다시 임신 '14주'와 '24주'로 구분해 허용요건을 차등 규정했다. 핵심은 임신 14주 이내에는 일정한 사유나 상담 등을 거치지 않아도 임신한 여성의 의사에 따라 낙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임신 15~24주 이내에는 기존에 규정했던 강간 등에 의한 임신 사유 외에 사회적·경제적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낙태가 가능하도록 했다.

낙태 방법과 관련해선 지금처럼 시술자를 의사로 한정하고, 의사가 의학적으로 인정된 방법으로 하도록 했다. 이에 더해 모자보건법상에 ‘자연유산 유도약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합법화한 점이 눈에  띈다. 

또한 의사가 개인적 신념에 따라 인공임신중절 진료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 경우엔 대신 환자를 임신·출산 상담기관에 안내해야 한다. 

◆ 의료계 "14주는 태아가 형체 갖춘 시기, 주수 조정 필요"

사실상 14주 이내의 낙태를 자유롭게 허용한 이번 개정안에 대해 의료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낙태특별법위원회는 “여성의 안전과 무분별한 낙태 예방을 위해서는 낙태 허용시기를 임신 10주(70일: 초음파 검사 상 태아 크기로 측정한 임신 일수) 미만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임신 14주에 낙태할 경우 임산부에게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태아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어 산모와 태아, 의료진 모두 낙태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임산부와 태아에게 가장 유해가 적은 선이 10주까지라는 의미다. 

김동석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태아의 주수가 커질수록 의료사고의 위험성도 커진다”며 “정부의 낙태죄 입법개선안은 일선 의료인인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법안”이라고 말했다. 

산부인과 전문의 A씨도 “임신 14주는 태아가 형체를 어느 정도 갖춘 시기로, 낙태가 가능한 임신주수의 기간을 다시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부인과에서는 태아의 무게가 500g이 넘을 경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살리는 것을 생각하며 진료를 보고 있다”며 “주수가 높아지면 그만큼 위험도가 높아 숙련된 의사들도 낙태 시술이 쉽지 않은데, 위험성을 감수하며 수술할 의사는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위원회는 약물낙태 도입 여부와 관련해서는 "국내 임상 시험 후 신중히 검토해야 하고, 만일 도입할 경우 낙태약을 ‘의약분업 예외 약품’으로 지정해 산부인과 병의원에서 직접 투여하되, 배우자의 동의 없이도 가능토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부인과 전문의 B씨 역시 정부가 제시한 낙태 허용 시기는 적절치 않다고 했다. 그는 낙태약 합법화에 대해서도 “불법 의약품 유통 증가와 이로 인한 과다출혈, 태혈증, 불안전한 유산 등으로 인해 여성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위원회는 “낙태법 개정으로 무분별한 낙태를 막는 한편 불가피하게 낙태가 필요한 경우 여성들이 안전한 의료 시스템 안에서 시술 받고 낙태 예방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받아야 우리 사회가 진보할 수 있다”며 "산부인과의 요구안을 반드시 반영해 입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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