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백신 콜드체인 관리부실, 불과 1년전 정부 발주 보고서도 지적
생백신 콜드체인 관리부실, 불과 1년전 정부 발주 보고서도 지적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9.2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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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산학협력단 용역보고서, 백신보관 실태 및 영향 조사
신현영 의원 "콜드체인 유지시스템 체계적 관리 이뤄져야"
정부가 독감 백신 유통 과정 문제로 무료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한 가운데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동부지부를 찾은 시민이 유료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정부가 독감 백신 유통 과정 문제로 무료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한 가운데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동부지부를 찾은 시민이 유료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상온에 노출된 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이 4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정부가 불과 1년 전에 생백신을 보관할 때 적정 온도를 유지하지 않는 ‘콜드체인' 관리부실 문제를 지적한 용역보고서를 보고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태는 정부가 사전에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예방할 수 있었던 문제였던 셈이다.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의 의뢰로 지난해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작성한 ‘국내 생백신의 콜드체인 유지관리 현황분석 및 개선방안(2019, 오명돈)’ 정책 용역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관 가운데 적정온도를 유지한 곳은 보건소는 38%, 민간의료기관은 23%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보고서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 받아 29일 공개했다.

이 연구는 지난 2018년 7월부터 2019년 2월까지 2개 지역의 38개 보건소와 전국 2200개 민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2주 동안 연속 온도 모니터링 기기를 이용해 백신 보관 냉장고의 온도를 측정했고, 냉장고에 보관됐던 수두 백신(생백신)의 바이러스 함량을 측정했다.

(사진=보고서 캡처)
(사진=보고서 캡처)

조사 결과 2주 동안 적정온도(2~8℃)가 유지된 냉장고는 보건소 냉장고의 38%(39개 중 15개), 민간 의료기관 냉장고의 23%(47개 중 11개)로 나타났다. 적정온도 기준을 준수하는 의료기관이 공공 의료기관은 절반도 안 되고, 민간 의료기관은 전체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 것이다. 

당시 연구에서는 적정온도 기준이 준수되지 않은 상태가 지속될 시 백신의 항체 형성 효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파악했다.

보건소 수두 함량 비교.(사진=보고서 캡처)
보건소 수두 함량 비교.(사진=보고서 캡처)

각 보건소에서 1개월 이상 보관 중인 수두 백신을 수거해 바이러스 역가(potency, 약물 또는 항체, 항원의 활성 단위)를 측정한 결과, 1200~9750(pfu/0.5ml)의 편차가 나타났다. 이론적으로 같은 제조번호의 백신은 바이러스 역가가 같아야 하지만, 제조번호가 같은 백신이라 하더라도 보건소마다 역가에서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공장 생산에서 출하 과정 △공장 출하에서 보건소 도착까지의 운송 과정 △보건소 냉장고 보관 과정에 이르기까지 '콜드체인'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일부 백신의 경우 역가 함량이 낮아 수두를 예방하지 못하거나 예방 기간이 짧아질 가능성이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또 지난 2015년 국정감사 자료를 인용하며 “2013년부터 2017년 8월까지 보건소에서 폐기된 백신은 8만1076건으로 약 8억3000만원 어치에 달한다"며 "백신이 잘못 보관, 관리된 경우 많은 비용이 소요되며 피접종자의 백신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다"고 밝혔다. 

신현영 의원은 “백신의 유통과정뿐 아니라 접종기관에서도 적절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콜드체인 유지 시스템에 대한 체계적인 지침과 관리가 마련돼야 국민들이 안심하고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연구팀이 보고서에 실은 <Q&A> 전문.

<Q&A>

Q1. 기숙사형 냉장고를 백신 보관에 사용할 수 있는가?

-기숙사형 냉장고 또는 소형 1인용 냉장고는 어떠한 경우에도 백신 보관을 위한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기숙사형 냉장고를 이용할 경우 백신이 동결될 가능성이 있고, 냉장고 내 어느 곳에 백신을 두더라도 냉장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임시 보관을 위한 경우일지라도, 절대로 기숙사형 냉장고에 백신을 보관해서는 안 됩니다.

Q2. 의료기관 내에 백신 보관 냉장고를 배치할 공간이 좁은 경우, 기숙사형 냉장고 사용 외에 어떤 냉장고를 사용할 수 있는가?

-기숙사형 냉장고는 냉장/냉동실이 분리되어 있지 않으면서 문이 하나인 형태로, 냉각 코일이 대개 냉동실 내에 위치하고 있는데, 내부 온도를 조절하기 어렵고 안정성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반면에 의약품 보관을 위해 제조된 의료용 냉장고는 내부의 온도가 균일하게 유지 되기 때문에 공간이 협소한 경우에는 작은 용량의 의료용 냉장고를 사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Q3. 백신을 보관할 때 냉장 전용 냉장고를 사용해야 하는가, 또는 냉장/냉동 복합형 냉장고를 사용해도 되는가?

-가능하면 냉장 전용 냉장고 사용을 권장합니다. 그러나 냉장/냉동 복합형 냉장고를 사용 할 수밖에 없는 경우라면, 냉장실만을 이용할 것을 권장하며 최소한 냉장실과 냉동실의 문은 분리된 형태의 냉장고를 사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Q4. 냉장/냉동 복합형 냉장고를 사용하는 경우 냉장고 환기구 근처에 백신을 두면 문제가 되는가?

-복합형 냉장고를 사용하는 경우, 냉장고 환기구 앞에는 백신을 보관하지 않아야 합니다. 냉동실로부터 나오는 차가운 공기가 환기구를 통해 냉장실 내부로 전달되기 때문에 환기구 앞에 백신을 둘 경우 백신이 얼어버릴 수 있습니다. 냉장용 백신은 반드시 2~8℃ 범위의 온도에서 보관이 되어야 합니다.

Q5. 냉장/냉동 복합형 냉장고 사용 시 냉동실은 이용하지 않을 경우 꺼두어도 되는가?

-안 됩니다. 냉동실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냉동실은 반드시 켜두어야 합니다. 복합형 냉장고의 경우 냉동실을 끄게 되면, 냉장실의 온도가 적절하게 유지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Q6. 냉장실의 야채보관함을 제거하고, 그 부위에 백신을 보관해도 되는가?

-백신은 냉장고 하단의 야채보관함 내에 보관하면 안 되며, 설령 야채보관함을 제거하더라도 그 위치에 백신을 보관해서는 안 됩니다. 그 위치는 대개 냉장고의 모터와 가까운 부 위로 냉장고 내부의 다른 부위와 온도 차이가 발생합니다. 야채보관함을 제거하고 해당 부위에는 물을 채운 병을 보관하여 냉장고 내부의 온도가 균일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것을 권 장합니다. 백신은 냉장고의 중앙에, 공기가 잘 통하는 바구니 안에 넣어 보관할 것을 권장합니다.

Q7. 백신 보관 냉장고 내에 음식을 함께 보관해도 되는가?

-절대로 안 됩니다. 백신 보관 냉장고에 음식을 함께 보관하는 경우 백신이 오염될 가능 성이 있고 문을 자주 여닫게 됨으로써 잦은 온도 변화에 노출되어 백신이 손상될 위험이 있습니다.

Q8. 백신 보관 냉장고에 다른 의약품이나 생물학적 제제를 함께 보관해도 되는가?

-가급적이면 백신 전용으로 사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의약품이나 생물학적 제제를 냉장고 내에 함께 보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최소한 백신을 보관하고 있는 칸 이외의 공간에 의약품이나 생물학적 제제를 보관함으로써 백신이 오염되거나 투약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해야합니다.

Q9. 백신 보관 온도 모니터링을 위해 어떤 종류의 온도계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가?

-지속적으로 온도를 기록하고 현재, 최고, 최저 온도를 표시해주는 디지털 온도계 사용이 권장됩니다. 온도계의 탐침은 glycol 완충되어 있는 제품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며, 설정한 온도 범위를 벗어났거나 온도계 배터리가 방전되는 경우 알림 기능이 있어야 합니다. 온도계의 오차범위는 ±0.5℃ 이내인 것을 권장합니다.

Q10. 디지털 데이터 기록계는 무엇인가?

-디지털 데이터 기록계는 설정한 시간 간격으로 온도를 기록해주는 전자 장치를 말합니다. 온도 기록 간격은 30분 이내로 설정할 것을 권장합니다. 디지털 데이터 기록계의 기록 내용을 매주 컴퓨터에 백업해놓을 것을 권장합니다.

Q11. 왜 완충제로 싸여있는 탐침이 있는 온도계 사용이 권장되는가?

-완충제가 없는 온도계는 냉장고 개폐에 따라 측정값이 더 쉽게 변화하므로, glycol과 같은 완충제가 있는 경우 더 정확히 백신의 보관 온도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불필요 하게 보관 온도가 설정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Q12. 새 냉장고에 백신을 보관하기 전에 얼마나 오랫동안 온도를 측정해보아야 하는가?

-새로 설치되었거나 수리한 냉장고의 경우 2~7일, 냉동고의 경우 2~3일간은 온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한 후 실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2일 이상 설정 온도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안정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사용해도 좋습니다.

Q13. 백신 보관 냉장고가 있는 방의 온도를 측정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만약 백신 보관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경우, 방의 온도가 백신 상태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방의 온도를 측정하기 위해서 냉장고의 온도 감시 장치를 꺼내지는 마십시오. 방 온도 측정을 위해서는 일반 온도계를 사용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Q14. 백신 보관 냉장고의 온도 기록을 얼마나 오래 보관해야 하는가?

-최소 2년 이상 온도 기록을 보관해둘 것을 추천합니다. 만약 백신 보관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될 경우 해당 자료를 검토해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Q15. 주사기에 옮긴 백신을 얼마나 오랫동안 냉장고에 보관 가능한가?

-주사기는 백신을 투여하기 위한 도구이지, 보관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사기에 백신을 담아서 보관하는 것은 안 됩니다. 물론 개봉하지 않은 프리필드 시린지는 유효 기간까지 보관이 가능합니다.

Q16. 다회 용량 바이알 백신의 사용 지침은 어떠한가?

-다회 용량 바이알은 오염되지 않은 경우 유효기간 범위 내에서 반복 사용이 가능합니다. 백신에 따라 희석액과 혼합된 날짜, 혹은 처음 백신이 채취된 날짜에 따라 유효기간이 정해 지기도 하는데, 이 기한을 넘겨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Q17.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이 환자에게 투여되지 않도록 냉장고 혹은 냉동고에서 꺼내 놓으십시오. 단 1일이라도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은 환자에게 투여되어서는 안 됩니다. 만료된 백 신의 처리에 대해서는 제조사나 유통사와 상의하십시오.

Q18.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이 환자에게 투여된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기한이 만료된 백신은 유효한 접종으로 간주하지 않고 새로 접종해야 합니다. 사백신이 라면 가능한 빨리, 생백신이라면 최소 28일 이상 경과한 후 새로 접종하는 것을 권합니다. 경우에 따라, 항체가 적절히 생성되었는지 혈청학적 검사를 해 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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