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최고위원 사돈설, 청와대수석 뒷배설···정치권 특혜 의혹 연장선으로 이해
백신 국가접종 사업이 유통업체 측의 초보적인 실수로 인해 전면 중단되면서 문제의 원인을 두고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된 유통업체가 이번에 처음 정부 백신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주 과정에서 특혜나 청탁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며 일각에서는 실체가 불분명한 '음모론'으로 번져 나가는 모습이다.
음모론은 이해되지 않는 현상을 설명해 준다. 즉, 합리적으로 사태의 원인이 명쾌하게 설명이 되지 않을 때 음모론이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사태가 음모론으로 번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어떻게 정부 백신 운송 경험이 없는 신성약품이 쟁쟁한 기존 경쟁자들을 제치고 정부와 계약을 체결했느냐'다. 소위 깜이 안 되는데 정부 사업을 수주한 데는 소위 뒷배가 있거나, 정치권과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보며 공적마스크 공급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특혜논란이 일었던 조선혜 지오영 회장 사건을 떠올리기도 한다.
급기야 SNS 등에서는 신성약품 김진문 회장이 여당 최고위원인 A 국회의원과 사돈 관계여서 이를 바탕으로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음모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초 김 회장의 아들이 김 모 씨의 딸과 결혼했다는 신문 기사에 상대방 혼주의 이름이 A 국회의원과 같다는 것이 그 근거로 제시됐다.
하지만 기자가 해당 의원실에 확인한 결과 김 회장과 A 국회의원은 단지 ‘동명이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A 의원실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다. 신성약품과 A 의원은 아무런 관계가 없고, 1964년생인 A 의원의 딸은 아직 어리고 결혼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진문 회장이 대학교 동문인 청와대 수석 B 씨의 도움으로 이번 조달사업을 따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동국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자랑스런 동국인상’을 수상하기도 한 김 회장이 동문 네트워크를 통해 이번 사업 수주에 특혜를 얻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선 김진문 대표가 직접 언론 인터뷰에서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A 씨와 같은 대학 출신으로 동문회 활동을 같이 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외에도 이번 사태를 두고 신성약품의 정치권의 연루설을 비롯해 각종 의혹과 추측이 SNS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각종 의혹이 난무하는 데 대해 의료계 관계자 C 씨는 “지난 지오영 특혜 의혹이나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 의전원 입학 특혜 의혹, 현재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 등 현 정권에서 워낙 특혜 의혹 사건이 많다 보니 이번 사태를 두고도 이런 이야기들이 난무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진문 신성약품 회장은 오는 10월 7일에 열리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돼 정치권과 연루설을 비롯한 의혹을 포함해 백신 상온노출 사고 사태의 경위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