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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독감 백신 상온노출 사태에 각종 '음모론' 확산
초유의 독감 백신 상온노출 사태에 각종 '음모론' 확산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9.24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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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백신사업 처음 수주해 문제 터지자 계약 과정 둘러싼 각종 의혹 난무
여당 최고위원 사돈설, 청와대수석 뒷배설···정치권 특혜 의혹 연장선으로 이해

백신 국가접종 사업이 유통업체 측의 초보적인 실수로 인해 전면 중단되면서 문제의 원인을 두고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된 유통업체가 이번에 처음 정부 백신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주 과정에서 특혜나 청탁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며 일각에서는 실체가 불분명한 '음모론'으로 번져 나가는 모습이다. 

음모론은 이해되지 않는 현상을 설명해 준다. 즉, 합리적으로 사태의 원인이 명쾌하게 설명이 되지 않을 때 음모론이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사태가 음모론으로 번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어떻게 정부 백신 운송 경험이 없는 신성약품이 쟁쟁한 기존 경쟁자들을 제치고 정부와 계약을 체결했느냐'다. 소위 깜이 안 되는데 정부 사업을 수주한 데는 소위 뒷배가 있거나, 정치권과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보며 공적마스크 공급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특혜논란이 일었던 조선혜 지오영 회장 사건을 떠올리기도 한다.   

신성약품의 물리센터 전경
신성약품 물류센터 전경

급기야 SNS 등에서는 신성약품 김진문 회장이 여당 최고위원인 A 국회의원과 사돈 관계여서 이를 바탕으로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음모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초 김 회장의 아들이 김 모 씨의 딸과 결혼했다는 신문 기사에 상대방 혼주의 이름이 A 국회의원과 같다는 것이 그 근거로 제시됐다. 

하지만 기자가 해당 의원실에 확인한 결과 김 회장과 A 국회의원은 단지 ‘동명이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A 의원실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다. 신성약품과 A 의원은 아무런 관계가 없고, 1964년생인 A 의원의 딸은 아직 어리고 결혼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진문 회장이 대학교 동문인 청와대 수석 B 씨의 도움으로 이번 조달사업을 따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동국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자랑스런 동국인상’을 수상하기도 한 김 회장이 동문 네트워크를 통해 이번 사업 수주에 특혜를 얻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선 김진문 대표가 직접 언론 인터뷰에서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A 씨와 같은 대학 출신으로 동문회 활동을 같이 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외에도 이번 사태를 두고 신성약품의 정치권의 연루설을 비롯해 각종 의혹과 추측이 SNS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각종 의혹이 난무하는 데 대해 의료계 관계자 C 씨는 “지난 지오영 특혜 의혹이나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 의전원 입학 특혜 의혹, 현재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 등 현 정권에서 워낙 특혜 의혹 사건이 많다 보니 이번 사태를 두고도 이런 이야기들이 난무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진문 신성약품 회장은 오는 10월 7일에 열리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돼 정치권과 연루설을 비롯한 의혹을 포함해 백신 상온노출 사고 사태의 경위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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