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추벽 증후군'이 뭐길래...
[기고] '추벽 증후군'이 뭐길래...
  • 의사신문
  • 승인 2020.09.1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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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열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강남 나누리병원 원장)

정치 뉴스에서 의학용어를 접하는 경우는 몹시 드물다. 그런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정치 기사를 읽다가 ‘양슬 슬개대퇴관절 추벽증후군’이라는, 개인적으로 익숙한 용어를 접하게 됐다. 필자의 전공이 정형외과이다 보니, 주변에서 대체 ‘추벽 증후군이 뭐냐’ ‘얼마나 심각한 질환이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군대에 입대할 나이 즈음의 청년들 중에도 종종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들을 살펴보면 그 원인이 추벽 증후군인 경우가 적지 않다. ‘증후군’이라는 용어 때문에 막연한 증상처럼 보이지만, 추벽 증후군은 무릎 통증을 유발하는 엄연한 질환이다. 

추벽은 접힌 막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발생학적으로 보면 관절 주머니가 형성되면서 만들어진 관절낭의 접힌 섬유막을 지칭한다. 

대개의 추벽은 섬유막으로서 매우 부드러워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일부는 태생적으로 두껍고 단단하게 만들어지기도 한다. 또 후천적으로 잘못된 생활 습관이나 무리한 운동 등으로 인해 원래는 부드러웠던 막이 딱딱해지면서 무릎 통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기전에 의해 발생되는 통증은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몸의 중요 기관이나 조직의 손상을 알려주는 보호 기전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전이 원인이 되어 무릎에 통증이 생기는 경우는 대개 추벽의 충돌에 의한 것이다. 충돌로 인해 매끄러움을 담당하는 관절 연골이 손상되면서 통증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태생적으로 추벽이 매우 두껍거나 딱딱한 경우엔 추벽 증후군이 어린 나이(10세 이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 예전에 성장통이나 연골 연화증으로 진단되었던 경우가 이에 해당될 수 있다. 

추벽은 발생하는 위치가 여러 부위인데, 모두가 증상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주로 슬개골 내측에 존재하는 추벽의 경우에 병적인 요소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경우 평상시 걸어다니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바닥에서 일어나거나 계단을 내려오는 등 무게가 실린 상태에서 무릎이 굽혀지면 추벽이 연골을 국소적으로 압박하게 된다. 이때 생기는 손상이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걷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서 방심해선 안 된다. 특히 이러한 동작이 반복되면 추벽은 더욱 단단해지고, 같은 동작을 할 때마다 강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와 같은 특성 때문에 추벽 증후군은 침대 생활을 하는 서양인보다 좌식 생활을 선호하는 한국인과 일본인 사이에서 더욱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추벽 증후군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오랫동안 접하면서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수술해서 제거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는 추벽 증후군으로 인해 운동이나 일상 생활에 제한이 생길 때 그것을 감내할 만한 수준이냐에 달렸다 하겠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추벽 증후군은 이미 단단해진 추벽이라는 구조물이 무릎을 구부릴 때 연골에 손상을 가해 생기는 병이다. 굳이 아픈 동작을 할 필요가 없다면 수술이 필요하지 않겠지만 운동선수처럼 불가피하게 특정 동작을 해야만 하고 그 때마다 통증을 느낀다면 수술을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결국 수술 여부는 의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황을 잘 아는 환자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담당의는 수술에 앞서 MRI 검사를 통해 이 질환의 원인 및 연골 손상 상태를 면밀히 진단할 것이다. 무릎 통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혼자 끙끙댈 것이 아니라 정형외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한 뒤 본인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받아 연골 손상이 오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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