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故 임세원 교수 의사자로 인정해야”
법원 “故 임세원 교수 의사자로 인정해야”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9.1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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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이 낸 의사자인정거부 취소소송서 원고측 손 들어줘
복지부가 의사상자 요건에 해당 않는다며 인정 거부해 소송
지난해 1월 적십자병원에 마련된 고 임세원 교수의 빈소.
지난해 1월 적십자병원에 마련된 고 임세원 교수의 빈소.

자신이 진료를 보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고(故) 임세원 교수에 대해 법원이 “의사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10일 임 교수의 유가족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사자인정거부처분취소소송에서 “의사자 인정 거부처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지난 2018년 12월 병원 내에서 자신이 진료했던 조현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당시 임 교수는 흉기를 든 환자를 발견하고 간호사 등 병원 내 관계자들에게 ‘도망치라’고 소리치는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2019년 4월 보건의 날 기념식에서 임 교수에 청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임 교수가 사고 당시 주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애썼고 생명을 잃는 희생까지 감수한 점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같은 해 6월 복지부 의사상자심사위원회는 임 교수에 대한 '의사자' 인정을 거부했다.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의사자 요건에 해당하는 ‘사람의 생명· 신체 또는 재산을 구하기 위한 직접적·적극적 행위’가 없었다고 본 것이다.

해당 법률 2조1에서는 의사자로 인정되기 위한 ‘구조행위’ 요건으로 “자신의 생명 또는 신체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급박한 위해에 처한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을 구하기 위한 직접적·적극적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복지부는 임 교수가 이 경우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이에 임 교수 유가족 측은 2019년 9월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의사자인정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이날 법원이 “의사자 인정을 해야한다”고 판결한 것이다.

유가족 변호를 맡은 김민후 변호사(법무법인 원)는 "판결이 확정되면 행정소송법 30조2항에 근거, 행정청은 판결 취지에 따라 다시 처분을 해야한다"며 "판결 내용을 복지부가 제대로 이해한다면 당연히 의사자로 '인정하라'는 취지이기 때문에 그대로 처분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 "반박 의견에서 복지부는 '임 교수가 (구조행위가 아닌)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상호협력상 수준의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며 "이러한 복지부의 주장이 사실을 왜곡한 주장이라고 봤고, 말이 안 된다고 변호했다"고 말했다.

임 교수와 ‘29년지기’인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이번 재판 결과에 대해 “우리사회가 안타까운 죽음을 함께 애도하고 기억함으로써 보다 안전하고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그간 관심 가져주신 분들과 탄원서를 내는 데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합리적인 판단을 해주신 법원에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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