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파업 중에···여당, ‘대체조제 활성화법’ 재추진
의료계 파업 중에···여당, ‘대체조제 활성화법’ 재추진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9.0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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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출신 서영석 의원이 2일 대표 발의···‘대체조제’ → ‘동일성분조제’로 용어만 바꿔
야당 시절 유사 법안 발의했다 폐기 후 5년 만에 재추진···‘슈퍼여당’ 힘으로 밀어붙이나?

정부의 ‘4대악(惡)’ 의료정책에 반발한 의료계의 파업이 한창인 가운데 약사 출신 여당 의원이 의사가 처방한 약제를 약사가 ‘대체조제’하는 것을 간소화하여 활성화하는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논란이 예상된다.

부천시약사회장을 지낸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 보건복지위원회)은 지난 2일 대체조제를 ‘동일성분조제’라는 용어로 변경해 약사가 대체조제 후 처방의사 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사후통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일성분조제 간소화 법'을 대표 발의한 부천시약사회장 출신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출처: 서영석 의원 블로그)
'동일성분조제 간소화 법'을 대표 발의한 부천시약사회장 출신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출처: 서영석 의원 블로그)

현행법상 약사는 처방전에 기재된 의약품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생물학적 동등성이 있다고 인정한 품목으로 ‘대체조제’하는 경우 환자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그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나 치과의사에게 1일(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3일) 이내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서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률 개정안은 이 ‘대체조제’라는 용어를 ‘동일성분조제’로 변경하고 약사가 조제한 후 심평원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을 통해 사후통보를 해 처방한 의사가 이 내역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게 함으로써 대체조제 절차를 간소화했다.

서영석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에 대해 “대체조제한 내용을 가능한 한 빨리 의사에게 통보하도록 한 이유는 환자 안전을 위한 조치이지만 현재 방식으로는 효율적인 통보가 어렵고, 사후통보 사실여부 논란 등으로 의·약사 간 오해와 불신이 발생하며, 환자질병 예방과 치료를 저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약사가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을 생물학적동등성을 인정받은 의약품으로 대체조제하는 것은 현행법상 허용됐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대체조제’를 성분과 효능이 떨어지는 의약품으로 교체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어 ‘대체조제’를 ‘동일성분조제’로 변경한다는 것이다.

약사의 대체조제 사후통보를 간소화하는 법안은 지난 2015년 19대 국회에서 당시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최동익 전 의원이 발의한 바 있는데, 5년 만인 이번 21대 국회에서 이제는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비슷한 내용의 법률안 개정을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당시 최동익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국민의 안전을 우려한 의료계의 반대로 저지됐지만, 이번 입법 발의는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현재는 176석의 압도적인 의석 수를 자랑하는 ‘슈퍼 여당’이 된 현 상황에서 추진되는 것이어서 “거대 여당의 힘으로 쉽게 통과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의료계 인사는 “대체조제/성분명 처방은 명백히 의약분업 원칙을 위반하는 것으로 약사가 의사가 처방한 약을 멋대로 바꿔치기함으로써 의사의 처방권을 무력화시키고 약화사고 등의 발생 가능성을 높여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며 “생동성 시험을 통과한 약제라고 해도 의사가 최초에 처방한 약제와 성분과 효과가 다르다는 것은 임상 현장의 의료인이라면 누구나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며 환자들도 이 사실을 알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의사가 처방한 약을 약사가 임의로 대체조제하는 행위는 환자들이 우려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일례로 지난 2017년 한국 노바티스의 항암제 글리벡이 불법 리베이트 제공에 따른 행정처분을 받아 급여정지돼 환자들이 오리지널 약과 다른 복제약을 처방받아야 할 위기에 처하자 환자단체가 나서 “글리벡과 생물학적 동등성을 인정받은 항암제라고 해도 오리지널약이 아닐 경우 새로운 부작용이나 돌연변이 유전자 발생으로 인한 내성이 발생할 수 있다”며 ‘동일성분약 처방’에 대해 강한 우려와 반대 의사를 표명한바 있다.

이번 서영석 의원의 약사법 개정안 발의에 참여한 의원은 서 의원을 비롯해 강선우·김경만·김경협·김원이·문진석·민병덕·설훈·오영환·이광재·이정문·인재근·정춘숙·최혜영 의원 등 총 14인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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