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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대학장·의전원장들 "국시 최소 2주 연기해 달라"
전국 의대학장·의전원장들 "국시 최소 2주 연기해 달라"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8.27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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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MC 긴급기자회견서 "의대증원 등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학생들엔 "정부에 대한 요구 정당, 우리의 노력도 이해해 주길"
27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본관에서 진행된 KAMC 긴급 기자회견 유투브 생중계 캡처.
27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본관에서 진행된 KAMC 긴급 기자회견 유투브 생중계 캡처. 발언하는 한재진 이대 의대학장.

전국의 의과대학 학장과 의학전문대학원 원장들이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 정책에 반대 입장을 밝히는 한편, 정부 정책에 반대해 국시 응시를 취소한 의대생들이 시험을 볼 수 있도록 국시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27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KAMC는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정원 확대를 포함해 졸속으로 수립된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의학교육전문가가 포함된 의정협의체를 구성해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밝혔다.

이어 KAMC는 “현재 수도권 코로나19 상황의 악화로 정상적인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진행될 수 없기에 국시를 최소 2주 이상 연기하는 정책의 유연성 발휘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KAMC는 의대생들을 향해 “전국 의과대학 학장, 원장들은 의대생들의 정부에 대한 요구가 정당하다고 인정한다”며 “우리는 ‘의사’이기도 하지만 ‘교수’라는 책무로 인해 의학교육이 멈춰지는 것을 막는 데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을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어떠한 상황에서도 의과대학 학장, 원장들은 예비의사인 의대생들을 보호하기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밝힌다”고 말했다. 

성명서 낭독이 끝난 뒤 이어진 기자질의에서는 '학생들이 바라는 것은 정책 철회이고, 그렇기에 시험을 거부하고 나선 것인데 너무 국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김성윤 가톨릭대 의과대학장은 “정부가 발표한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하는 것이 학생들의 요구사항”이라며 “(KAMC의) 성명서 첫 번째에 잘 나와있다”고 말했다.

최연호 성균관대 의과대학장은 “저희는 학생들을 보호해야한다”며 “학장들의 목표는 첫 번째가 학생이 다치지 않는 것, 두 번째는 시험을 치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진 이화여대 의과대학장은 “국시를 거부하고 휴학을 하고 이런 싸움의 지엽적인 것에 포커싱을 해서 해나가면 해결이 잘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교수들이 직접 나서 국시 연기를 요청했지만 이같은 행동이 학생들이 바라는 방식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승현 의대협 회장은 지난 25일 호소문을 통해 “일부 학장들이 학생과 교육과 시험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생들이 원하는 보호는 이런 방식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소속 전국 40개 의대학장, 원장 성명서 <전문>


- 정부는 의대정원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추진을 즉각 중지하고 의료계와 원점에서 재검토함으로써 의사인력 배출의 정상화를 위한 결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한다. -


의사양성의 책임을 지고 있는 전국 40개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의 학장, 원장들은 이번 의사총파업 사태를 접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큰 염려를 끼친 것에 대하여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현재의 사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의료계가 긴박하게 움직이는 중에 졸속으로 수립된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정원 확대를 포함한 주요 의료정책들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에 대하여 의대생들이 분노하며 이에 대해 원점에서의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의대생들은 예비의사이므로 국시거부와 동맹휴학이라는 엄청난 개인희생을 감수하며 강력한 의사표시를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 의료문제를 포함하여 그 어떠한 경우라도 미래의 의료를 책임질 의사양성 교육을 멈출 수는 없다. 그동안 일방적인 보건의료정책의 강행에 대하여 정부와 의료계 간 논의를 통한 원만한 해결을 희망하였으나 의사양성에 적신호가 켜진 현 상황에까지 이르렀기에 전국 40개 의과대학 학장, 원장들의 뜻을 모아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의대생에게
1. 전국 의과대학 학장, 원장들은 의대생들의 정부에 대한 요구가 정당하다고 인정한다.
2. 우리는 진료실과 연구실에서 일하는 ‘의사’이기도 하지만 학생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라는 책무로 인해 의학교육이 멈추어지는 것을 막는 데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3. 의대생들이 적극적 의사표현의 수단으로 교육현장을 떠나고 국가고시를 거부하고 동맹휴학을 하는 것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 그러나 어떠한 상황에서도 의과대학 학장, 원장들은 예비의사인 의대생들을 보호하기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밝힌다.

정부에게
1. 정부는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정원 확대를 포함하여 졸속으로 수립된 보건의료정책에 대하여 의학교육전문가가 포함된 의정협의체를 구성하여 원점에서 재검토함으로써 의대생들을 교육현장으로 되돌려 놓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2. 이번 사태로 인하여 대한민국 의사양성이 중단되면 의료공백과 의학교육의 부실이 불가피하게 발생할 것이며 이에 대한 책임의 중심에는 정부가 있음을 밝힌다.
3. 현재 수도권 코로나19 상황의 악화로 정상적인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진행될 수 없기에 안정적인 의사인력 배출을 위하여 국시를 최소 2주 이상 연기하는 정책의 유연성 발휘를 촉구한다.


끝으로 이번 사태로 인하여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드린 것에 대하여 다시 한번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국민건강수호에 있어서 중요한 미래 보건의료정책 수립과정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료계의 진정성 있는 요구를 이해하여 주시고 코로나19 사태에 의료계가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가 빠르게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20. 8. 27.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 한희철,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박이병,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김성윤, 가톨릭관동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한기준, 강원대학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원장 조성준,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원장 이종민, 건양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배장호,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박태인, 경상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우향옥,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우정택,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배재훈,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윤영욱,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김우미,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지영구,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손호상, 동국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서정일,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박환태,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신상욱,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신찬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최연호,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변동원,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오영택,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유대현,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학장 이강현, 영남대학교의과대학 학장 윤성수,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채희동, 원광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김민선, 을지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이승훈,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한재진,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최석진,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박소라,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이재혁,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김종석,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허정식,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박 종,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김미경,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원장 황태선,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설지영,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박선미,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서상원,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한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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