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단체행동 이어가기로···긴장 속 경찰난입 '가짜뉴스' 해프닝도
의대 정원 확대 등을 둘러싼 의정 협상이 전공의들의 반대로 좌초되자 정부가 이례적으로 전공의들을 직접 겨냥해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같은 정부의 공세에도 전공의들은 예정대로 단체 행동을 이어간다는 입장이어서 정부와 전공의 사이의 긴장감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6일 오전 결의문을 통해 “잘못된 의료 정책으로 국민을 속이는 정부의 행태에 결연히 저항한다”며 “국민의 건강권을 진정으로 보장할 정책을 요구하는 단체행동으로 나아간다”고 밝히고 단체행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전공의와 전임의들을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다고 긴급 발표했다. 또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주재한 범정부대책회의에서 “무단으로 현장을 떠난 전공의 등에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제재조치를 신속히 단행하겠다”고 밝히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특히 정부는 필수진료과인 응급의학과 등에 대해서는 더욱 단호하게 대응하기로 하고 이들을 집중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원 응급의학회 대외협력이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수도권 소재 대형병원 응급의학과장이 오늘 오후 보건복지부 서기관으로부터 ‘내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응급센터와 중환자실만 확인하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이 시범 케이스로 희생양이 되지 않아야한다”며 “전문의들도 ‘무슨 낯으로 학생들을 보겠냐’며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이 피해를 보면, 우리도 사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공의와 정부 사이의 긴장감이 극으로 치달으면서 오전에는 “세브란스 병원 전공의들을 경찰이 체포하려 한다”는 가짜뉴스가 전파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공의와 의대생들 단톡방을 중심으로 돌아다닌 카카오톡 대화창 캡처 사진을 보면 “지금 세브란스에서 과별 전공의 대표끼리 회의 중이었는데 서대문경찰서에서 급습했다”며 “다들 도망치고 있다고 한다”고 나와있다.
하지만 세브란스 병원과 경찰 확인 결과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서대문경찰서 정보계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오늘 세브란스 병원에 출동 나간 사실도 없고, (채증을 위한) 사진 촬영도 한 적도 없다”며 “세브란스 병원에 출입 협조 공문을 보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 해프닝은 세브란스 병원에서 전공의들에 시위 관련 안내를 하는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와전되는 바람에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세브란스 병원 총무팀은 피켓 시위를 하는 전공의들에 경찰서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 철수해달라고 안내를 했는데,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말이 ‘사진을 찍으러 경찰이 온다’로 와전돼 오해가 발생한 것이다.
세브란스 병원은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시위 관련) 안내활동이 여러 사람에게 전달되면서 ‘서대문경찰서에서 세브란스병원에 암병원 제중관 본관 진입 협조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바로잡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병원에 출근하지 않은 전공의들은 오전 7시부터 12시간동안 전화를 받지 않는 ‘블랙아웃’에 동참하기로 하고 단체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