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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임상위, 코로나19 백신 나와도 '팬데믹' 못 끝내
중앙임상위, 코로나19 백신 나와도 '팬데믹' 못 끝내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8.25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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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질환 백신 예방률 잘해야 50%···‘안전’이 ‘효과’보다 중요
임상 통과해도 안전 보장 못해···'락다운' 아닌 '생활 속 방역'이 최선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지만 백신이 개발된다고 해도 지금의 팬데믹 상황을 끝낼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생활 속 방역’이 최선의 예방책"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 및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25일 오전 11시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 9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 코로나19 환자 발생 및 병상배정 대응 상황과 코로나19 임상진료지침 개정 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사진>은 코로나19 백신이 나온다고 해도 현재의 팬데믹 상황을 끝낼 수는 없고, 코로나19의 확산과 억제의 반복이 우리의 새로운 일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금처럼 일상생활과 방역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 

특히 "다른 질환의 백신을 통한 질병 예방률이 90%에 가까운 반면,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는 50% 이하"라면서 그 이유는 호흡기질환의 특성에 있다고 설명했다.

오 위원장은 “백신 접촉 감염이나 항체가 상기도 표면 위로 나와야 하는데 상기도는 표면 밖으로 나올 수 없는 호흡기 조직 구조의 특성 때문에 다른 백신만큼 효과를 보지 못한다”며 “마찬가지로 인플루엔자 백신도 가장 성적이 좋은 해가 50%밖에 되지 않고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WHO(세계보건기구)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의 최근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백신은 매우 중요한 수단이며 하루 빨리 갖기를 희망하지만 우리가 백신을 가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고, 갖더라도 백신만 갖고 이 팬데믹이 종식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실제로 미국 FDA의 백신 허가 기준에 따르면 위약에 견주어 50% 발병 예방이 가능하면 허가가 가능하다.

오명돈 위원장은 또 “사실 백신은 효과도 중요하지만 안전성이 훨씬 더 중요하다"며 "만일 백신이 나왔을 때 효과가 검증됐더라도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오면 안 맞느니만 못한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3상 임상시험까지 통과했다고 해도 대상 인구가 만 단위를 넘지 못하는데, 전 국민은 천만  단위가 되기 때문에 임상시험 3상을 통과했더라도 전 국민에게 안전하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꼭 필요한 고위험군 환자에게 선별적으로 접종토록 하고, 전 국민이 맞는 것은 보다 많은 인구를 대상으로 안전이 확인된 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학술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것은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 위원장은 “일부 백신은 유효성과 안전성 데이터가 내부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 같지만 학술적으로 검토된 것은 아니다”라며 “이런 불투명한 자료를 바탕으로 외국에서 개발된 백신을 국내에 도입하거나 인구집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 백신의 개발 가능성이 불투명하고, 개발된다고 해도 완전한 감염 예방은 힘들기 때문에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처럼 '생활속 방역'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인플루엔자 백신의 예방률도 50%인데 코로나도 비슷하다면 백신이 나와도 완벽한 감염 확산과 예방은 어렵다”며 “어느 정도 확산과 질병 중증도를 덜어줄 수는 있겠지만 나온다고 모든 게 끝나는 것은 아니니 장기적 계획을 갖고 일상과 방역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백신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중앙임상위는 최근의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해 예상하고 있었고, 현재 대한감염학회 등 전문가 단체를 중심으로 일각에서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락다운'이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WHO 사무총장의 관련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실제로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최근 “안전에 필요한 일상생활을 조정하고, 생활방역(거리두기, 마스크, 손씻기)을 잘 해야 한다”며 “소위 ‘락다운’으로 여러 나라가 코로나19의 유행을 억제하고, 의료시스템에 걸린 과부하가 감소하기도 했지만 어느 나라에게나 락다운은 장기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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