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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의약품 유통시장···의약품도 주식처럼 거래하면 투명성 제고될까?
깜깜이 의약품 유통시장···의약품도 주식처럼 거래하면 투명성 제고될까?
  • 박승민 기자
  • 승인 2020.08.21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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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공급·구매체계 개선 토론회서 리베이트 문제 등 개선방안 논의
입찰제·의약품거래소 도입 등 제안···제얍업계는 "품질 낮출 것" 우려

리베이트 지급 등 국내 의약품 유통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의약품을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별도 거래소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일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의약품 공급 및 구매체계 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날 토론회에는 이재현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 이평수 차의과대 보건의료산업학과 교수, 박성민 HnL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나와 각각 ‘의약품 유통 거래 선진화 방안’과 ‘의약품 구매 실태와 개선방안’ 등을 주제로 의약품 유통 구조상의 문제에 대해 발표했다. 

먼저 이재현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CSO(영업대행사) 문화를 지적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변형된 형태의 CSO(영업대행사) 역할 자체가 바람직한 부분도 상당히 있지만 CSO를 통한 리베이트 문제가 노출되었다”며 “이는 약사법상 어떠한 관리도 받지 않는 사각지대에 위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민 HnL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의약품 유통 거래 선진화 방안으로 리베이트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재가 필요하다”며 “(리베이트를 받은) 의료공급자에 대한 제재의 수준 및 집행 강화와 리베이트 적발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내부자 고발 활성화”를 언급했다. 

특히 박 변호사는 우리나라 의약품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험자입찰제'를 제시했다. 박 변호사는 “‘보험자입찰제’를 통한 의약품 유통의 구조적 개선방안을 이뤄야 된다”며, “보험자입찰제를 통해 약제비 절감과 함께 거래의 투명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평수 차의과대 보건의료산업학과 교수는 또다른 대안으로 투명하게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의약품을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별도 기구를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공정 거래 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의약품거래소(가칭)을 통해 거래가 되어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가 이뤄져야한다”며 거래소의 기능과 역할 확대를 통해 국내 제약유통 시장의 투명성이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발표 이후에 이뤄진 토론회에서 이혜재 우석대 약학과 교수는 “보험자 입찰제가 솔깃하다. 이 제도는 예전부터 논의됐지만 큰 변화가 필요해 실행되지 못했다”며 “입찰제 도입은 제조사 간 의약품 집중도를 높일 수 있고, 보험약제 목록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의약품거래소를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증권거래소처럼 의약품을 거래하자는 아이디어는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이날 제약업계측을 대표해 토론자로 참석한 김준수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정책위원회 위원장은 다소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의약품 입찰제와 거래소 설립은 제약사들이 시설투자나 품질 관리보다 저가 덤핑 낙찰에 더 신경을 써 환자와 의사의 불신을 더 키울 것”이라며 “(오히려) 의약품의 품질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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