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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忍' 세 번 썼다”는 정부 훈계에···“6종 방호복 입고 수술해봤냐”
“'忍' 세 번 썼다”는 정부 훈계에···“6종 방호복 입고 수술해봤냐”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8.20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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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의-정 협의체서 의료계-정부 설전
의료계 “극한으로 몰아넣은 것은 정부” vs 정부 “코로나 심각한지 모르냐”
19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만난 최대집 의협 회장과 박능후 복지부 장관.(사진=뉴스1)
19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만난 최대집 의협 회장과 박능후 복지부 장관.(사진=뉴스1)

대한의사협회의 제안으로 이뤄진 의-정 협의체는 결국 양 측의 입장 차만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19일 협상 ‘결렬’로 의협은 26일에서 28일까지 제2차 총파업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을 위해 마련했던 자리는 끝내 설전의 장으로 치달았다.

의-정협의체에 4인의 의료계 대표 중 한 사람으로 참석한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협의체가 끝난 직후 안에서 오갔던 이야기들을 SNS에 올렸다.

이 글에서 박 회장은 “복지부는 코로나를 핑계로 단체행동을 저지시키려는 것이지 제대로된 협상을 하러 나온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 회장에 따르면 이날 정부측 대표로 참석한 한 복지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얼마나 심각한지 전공의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본인이) 참을 인(忍) 자를 세 번 쓰고 나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 회장은 “6종 (방호복) 입고 코로나 의심 환자를 수술해봤냐”며 “저희 세대를 잘 모르셔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지금 2020년이고 저희 세대는 그런 식의 과거 이야기로 훈계가 통하는 세대가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 복지부 관계자는 또 “의약분업 때도 5차, 6차 때나 필수의료를 뺐는데 전공의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어이가 없다”며 “이러다 환자 죽으면 다 의사협회 책임”이라고도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 회장은 “기피과를 선택한 전공의들이 그걸 버리고 사직서를 쓰고 나올 각오로 단체행동에 임하고 있으니 분위기 파악을 했으면 좋겠다”고 받아쳤다.

성종호 의협 정책이사도 “그런 식으로 매도하지 말라”며 “극한으로 몰아넣은 것은 정부”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19일 의-정 간담회 결과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고 “의대정원 확대, 비대면진료 등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화를 해나가자고 의사협회에 제안했다”며 “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한 간담회 참석자들은 의대 증원, 공공의대 철회 및 첩약 폐지를 정부가 우선 선언한 이후에만 이를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해 이 부분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대화를 종료됐다”고 밝혔다.

박지현 회장은 “적어도 코로나 종식 때까지 정책을 중단하거나, 스타팅 포인트로 돌아가 의사들과 함께 연구하고 논의해서 또 똑같이 증원해야한다는 결과가 나오면 따르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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