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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놓고 내홍에 휩싸인 병협···사립대병원협 "병협은 반성하라"
의대 증원 놓고 내홍에 휩싸인 병협···사립대병원협 "병협은 반성하라"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8.18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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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복지부 간담회서 정영호 회장 "정부에 감사" 발언, 논란 점화
임원진 보직사퇴 이어 산하 사립대병원들 성명서 내고 직격탄 날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12일 서울 마포구 대한병원협회 회의실에서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회장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의료계의 총파업으로 인한 진료공백 방지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자리에서 정영호 회장은 "의료 인력난 해소를 위해 ‘의대정원 확대’라는 어려운 결정을 해줘서 감사하다"면서 "지금이라도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며 정부 방침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에 대한 입장을 놓고 대한병원협회의 내부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급기야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 사립대 병원들이 병협의 행보에 대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이번 병협의 내홍은 지난 12일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과의 간담회에서 나온 정영호 병협 회장의 발언이 발단이 됐다.

정 회장은 간담회에서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방침으로 인해 병원들의 인력난이 해소될 수 있어 감사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날 발언을 놓고 내부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장이 너무 성급했다며 불만이 터져나온 것이다. 

이는 일부 인사들의 '사퇴 러시'로 이어졌다. 김성덕 중앙대의료원장은 상임고문단장직을,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과 김영훈 고대의료원장은 부회장직을 내려놨다. 박종훈 고대안암병원장은 의료협력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고, 유경하 이화의료원장도 재무위원장을 사퇴했다. 모두 사립대학교 관련 인사들이다.

결국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회장 김성덕)는 17일 성명서를 내고 이들은 "정부의 구체적인 대책 없는 정책 제안에 의료계 각 직역과 충분한 의료수렴 절차도 없이 '조건 없는 찬성' 입장을 밝힌 병협은 깊이 반성하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4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전국 67개 사립대 병원들의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사립대병원협회는 "의대 정원 증대, 의대 증설 문제는 각 대학에 상상을 초월하는 재정적 부담, 인력난, 시설 및 장비 난을 초래하는 문제"라며 "복지부, 교육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 각 부처는 물론, 교육의 당사자인 대학과 병원의 의견수렴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정책임을 직시하라"고 말했다. 

사립대병원협회는 또 "대한전공의협의회·의협의 파업 및 의대생들의 수업거부 사태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사태가 조속히 진정될 수 있도록 유관 정부기관과 의료관련 단체들의 소통의 장을 적극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회장 김영모)도 18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가 일방적인 의대 증원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사립대의료원협의회는 먼저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 정책을 급속하게 추진하기에 앞서 보건의료기본법에 명시돼 있는 보건의료발전계획을 통해 객관적·체계적인 분석으로 의대 정원 증원의 필요성을 먼저 설득하는 노력을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하려 했어도 필수의료 인력 부족 및 지방의료 공백 해소 등의 목적 달성을 위한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안을 먼저 제시한 뒤 추진해야 한다"며 "현재의 의대 정원 증원 계획은 의료계의 우려가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인 정책이므로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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