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번 저력 보여준 젊은의사들···"정부 믿은 저희가 순진했던 걸까요?"
또한번 저력 보여준 젊은의사들···"정부 믿은 저희가 순진했던 걸까요?"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8.14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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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전 대전협 주최 집회 이어 14일에도 전공의·의대생 대거 참석해
동료·선후배 함께 와 집회 분위기 주도···"국민들이 간절함 알아줬으면"

“정부가 이 정도로 비열할지 몰랐던 건 저희가 너무 젊기 때문일까요? 정부가 이런 거짓말을 할 줄 예상하지 못했다면 저희가 너무 순진했기 때문일까요?” 

14일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공원 입구에는 오후 3시로 예정된 행사 시작 한참 전부터 집회 참가자들이 속속 들어찼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집회 현장에 진입하려면 문진표를 작성하고 발열 체크를 해야 해 입장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음에도, 이미 오후 2시쯤 콘래드 빌딩부터 마포대교 사거리까지 약 700m에 걸친 여의대로를 집회 참석자들이 빼곡히 메웠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앳된 얼굴의 참석자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정확히 1주일 전인 지난 7일, 앞서 이곳에서 집회를 주최했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이날도 대거 참석했기 때문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전공의 6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95%가 이번 파업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임상강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도 전체의 80% 이상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또 이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의대생들은 3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 한 대학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한다는 A씨는 “나는 ‘소신있게 진료하는 의사’가 되고싶다!”고 적은 피켓을 들고 햇볕이 내리쬐는 집회 현장을 지켰다. 이날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같은 병원 동료 의사 80여명과 함께 3시간 걸려 버스를 타고 왔다고 했다.

A씨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으로 인해 소신 진료를 볼 수 없게 될 미래가 걱정스럽다"며 “집회 같은 현장을 처음 와봤지만 이번에는 안 나올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의대생 B씨(본과 3학년)는 지난 7일에도 집회 현장에 나왔다고 한다. B씨는 “오늘 집회를 보며 국민들께서 우리가 이만큼 간절하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면서 “이후 정부에서 의료계의 목소리를 더 들어주고 좀 더 적극적으로 소통을 이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씨는 “개원의 선생님, 대학병원 선생님들도 오셔서 든든한 힘이 된다”고 말했다.

역시 익명을 요청한 의대생 C씨(본과 3학년)도 지난 7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참석이다. 이날 학교 선후배 약 150명이 함께 했다.

C씨는 “지난 7일 집회 뒤 일주일 만에 다시 집회를 하게 됐는데 다시 의료계가 하나되는 모습을 보니 우리가 목소리를 낼 의지가 투철하다고 느껴진다”며 “개원의 선생님들도 오셔서 젊은 의사들만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좀 더 의지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 분위기도 젊은 의사들이 주도했다. 집회가 진행된 여의대로 주변은 이들 의대생과 전공의들로 메워졌고 ‘모 대학교 의과대학’이라 적힌 깃발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전공의를 대표하는 박지현 대전협 회장은 연대사를 하는 내내 집회 참가자들로부터 연신 박수와 함성을 받았다.

박지현 대전협 회장. 

박 회장이 “교과서 사는 데 10원 한 장 보태준 적 없는 정부가 우리를 공공재라 합니다!”라고 외치자 집회 참가자들은 피켓을 머리 위로 들며 함성을 질렀다. 박 회장이 또 “정부는 우리를 코로나 전사로 추켜세우다가 토사구팽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한민국 의료만큼은 정부에게 건드리지 말라고 ‘명령’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때 곳곳에서 “옳소!”하는 함성이 쏟아졌다. 

조승현 의대협 회장. 

조승현 의대협 회장은 연대사를 통해 “의대협은 회원들의 염원을 담아 동맹휴업과 '국시' 거부도 불사하겠다”며 “국시 거부는 전체 집계 인원의 90%가 참여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은 “끝을 알 수 없던 장마에도 오늘처럼 밝은 날이 있음을 우리는 안다”며 “우리의 염원을 담아 의료계가 오롯이 서며 전국민의 희망이 될 수 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진행을 맡은 의협 관계자가 마이크를 잡고 “후배님들 미안합니다”를 연달아 외치자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박수와 함성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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