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낙상사고 분당차병원 의료진, 항소심서도 실형
신생아 낙상사고 분당차병원 의료진, 항소심서도 실형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8.1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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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측 "사망은 미숙아로 태어난 영향" 주장 받아들이지 않아
法, 휴대폰 포렌식 등으로 공모사실 등 확인 "온정 베풀기 어렵다"

제왕절개로 태어난 미숙아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사망에 이르게 하고 사망 사실을 은폐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던 분당차병원 의료진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9형사부는 11일 오전 분당차병원 의사 A씨와 B씨에 대해 원심과 같은 징역 2년과 벌금 300만원을, C씨에게는 금고 1년(집행유예 2년)과 벌금 300만원을, D씨에 대해선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성광의료재단에 대해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의료인이 의술을 행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결과에 대해서는 안타깝지만 수용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하지만) 의료인들이 정보를 독점하거나 편중된 정보를 이용해 사실을 왜곡하고 은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온정을 베풀기 어렵다”고 밝혔다.

B씨와 C씨는 아기의 사망이 낙상사고 때문이 아니라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의 선천적인 건강 상태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의 항소 이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장은 “C씨의 진술에 의해서도 C씨가 (아기를 들고 가다) 넘어져 아기 머리가 바닥에 닿은 점이 인정된다”며 “1130g으로 극소 저체중아로 태어난 사실 자체가 사망 위험을 증대시킨 내재된 위험이 현실화됐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사망에 치명적인 원인이 된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피고인들은 증거인멸을 위해 공모한 관계가 아니라고도 주장해왔지만, 공모관계 역시 재판부는 인정된다고 봤다. 우선 “병원 절차에 의하면 분쟁 소지가 있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행해야 하는 절차가 있지만 병원에서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아기의 치료과정을 의무기록에 기재하지도 않고 낙상사실을 보호자에 고지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과정이 “처음부터 낙상사실을 은폐하고 병사처리하려 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병원의) 영상기록 관리 관계자도 EMR에서 해당 기록을 삭제한 사실을 인정했다”며 “이 점은 몇 년이 지나서야 드러나 누가, 언제, 어떤 지시를 받고 시행했는지 입증은 되지 않지만, 피고인들의 휴대폰 포렌식 결과 (공모)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공개한 피고인들의 문자, 통화 기록을 보면 급히 “C씨 연결을 요청”하거나 영상기록을 일부 삭제했지만 “EMR에는 남아있다”고 말하는 등 실시간으로 피고인들 사이에서 연락이 오고 간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오랜시간 이어진 수사절차에서도 잘못을 구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했다”며 “보호자들과 합의했어도 엄한 처벌을 피하기는 어렵지만, 성실하게 의술을 베풀어온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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