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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회, 25개 구의사회와 '대정부 투쟁 성공' 의기투합
서울시의사회, 25개 구의사회와 '대정부 투쟁 성공' 의기투합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8.10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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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총파업 앞두고 '비상 연석회의' 개최
'서울 회원' 결집에 따라 '투쟁 성패 좌우' 판단
"회원 참여 높이는 투쟁 로드맵 필요" 의견도

의료계가 정부의 ‘4대악(惡) 의료정책’ 추진에 반발해 오는 14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서울시의사회와 산하 25개 구의사회가 대정부 투쟁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서울시의사회가 전국 최대 규모의 지역의사회인 만큼, 서울시 회원들이 얼마나 결집하는지에 따라 이번 대정부 투쟁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판단에서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한 중식당에서 25개 구의사회장들과 비상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13만 전체 의사회원 중 전국 최대인 3만5000여 명의 회원을 가진 서울시의사회가 '대정부 투쟁의 선봉에 나서겠다'고 선포하면서 이에 따른 회원들의 참여도를 높이고자 구의사회 회장들로부터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시의사회는 앞서 이날 진행된 전공의 등 '젊은 의사들의 파업'에 대해 감사하다는 격려와 함께 서울시의사회 회원들의 '결집'을 당부했다.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은 "여의도에 모인 젊은 의사들을 모며 가슴이 뭉클했다. 많은 인원이 모였지만 질서를 유지하며 집행부의 지시에 잘 따르는 모습이 기특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리드를 해야 할 선배들이 쫓아갈 수밖에 없는가'라는 고민과 함께 부담도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전공의들의 투쟁에서도 느꼈지만, ‘서울 회원’들이 얼마나 모이는 지에 따라 투쟁을 위한 결집 의지가 표시된다"며 "서울시의사회가 대정부 투쟁의 ‘선봉’에 나서겠다고 선포한 만큼, 25개 구의사회장들을 중심으로 회원들이 모여 '국민을 지킨다'는 메시지를 통해 이번 단체행동이 최대한 성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이동승 서울시 25개구의사회장협의회 대표회장은 “의료계는 20년 전 정부를 상대로 파업을 한 경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많은 투쟁을 했지만 우리 뜻대로 된 적은 없었다”며 “전국 젊은 의사들의 모습을 보니 이번엔 의료계가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5개구에서 많은 회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25개 구의사회 회장들은 대한의사협회가 발표한 1차 전국 의사 총파업 계획서 중 '자발적 참여' 원칙 수준이나 '정부 조치에 대한 대처 권고 방안' 등을 놓고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의협 계획서에 따르면, 파업 범위와 관련해 의협은 '지역별 필수 응급의료 유지'와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 원칙을 바탕으로 △1·2차 병원과 종합병원 외래는 휴진하되 입원실과 인공신장실·분만실 등은 유지하고 △3차 병원이 없는 지역의 경우 응급실을 유지하되 있는 지역은 휴진하도록 안내했다.

정부 조치에 따른 대처방안은 개원의의 경우 △업무개시 명령이 있어도 휴진참여(휴진계는 제출하지 않음) △업무개시 명령 대응 △파업 관련 세무조사 시 지역의사회 도움 요청 연락 등으로 정해졌다. 의사회의 경우 △의협으로 연락해 대처방안 강구 △의협의 국세청장 항의방문 및 일간지에 세무조사 부당성 광고 등 대언론 홍보전략 강구 △세무조사 피해자에 대한 피해 구제방안 모색 등이다. 

조문숙 노원구의사회장은 "코로나19로 회원들의 경영이 어려운 마당에 파업을 강요하는 것은 어렵다"며 "파업 날 비회원은 의료기관을 운영할 텐데, 결국 회원들의 손실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조 회장은 "4대악 저지가 중요한 만큼 회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원구는 14일 ‘휴가’를 내고 파업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유용규 금천구의사회장은 "회원들이 병원 문을 닫고 파업에 참여할 경우 법적인 책임 소재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유 회장은 자발적인 파업 참여 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책임 소재와 의료계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투쟁의 범위와 기한, 보건소 휴진계 미제출 후 휴진 참여 등에 대한 법적 책임 소재 등을 질의하면서 “회원들을 설득하고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정부 투쟁을 성공시키기 위해 25개 구의사회원들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서울시의사회만의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황규석 강남구의사회장은 “젊은 의사들의 파업을 보면서 고마움과 함께 선배 의사들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더욱 느꼈다”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회원수를 가진 서울시의사회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차별화된 정책으로 회원들을 설득해 파업에 참여시킬 수 있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구의사회 회장들도 “파업이 일주일 남았는데, 날짜가 다가오면서 모든 회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전 회원이 마음 편히 집단행동에 참여하려면 이번 파업에 동참해야 하는 명확한 이유를 제시해 많은 회원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박 회장은 "회원들이 걱정하는 사안들은 의협에서 최대한 피해 구제방안을 모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책임질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들을 수용해 서울시의사회가 이번 파업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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