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확대' 반대, 여의도로 나온 젊은의사···1만명 모여
‘의대정원 확대' 반대, 여의도로 나온 젊은의사···1만명 모여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8.07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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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회장, "하나 돼 영리하게 싸우고 치밀하게 대처하자"
대정부요구안 및 결의문 발표, "전공의 말에 귀기울여달라"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안에 반대하는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외침이 7일 여의도 광장을 가득 메웠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젊은 의사 단체행동’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1만 명이 넘는 전공의·의대생들이 참석해 여의도광장은 물론 도로까지 가득 메웠지만, 안전하고 질서정연한 모습이었다.

특히 협의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체온을 측정하고 문진표 작성을 하는 등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한편, 행사 진행자 이외에는 ‘침묵시위’로 행사를 진행했다.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은 ‘나는 정직한 의사가 되고 싶다’, ‘나는 소통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피켓을 들고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이 시간에 병원을 떠나 이곳에 함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단체행동을 기획하고 준비하며 우리가 이뤄나가는 모든 것이 소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이 첫 시작이다. 얼마나 힘이 들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만 우린 잘 이겨낼 것”이라며 “하나된 우리가 필요하다. 하나가 돼 영리하게 싸우고 치밀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힘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조승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회장은 "정부 정책이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거리로 나서게 했다"면서 "정부가 의료계를 절벽까지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회장은 "오늘 새벽 2시 온라인으로 진행된 세계의대생협회연합 정기총회에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한국의 현 상황을 밝혔다"며 "발언 후 총회에 참여한 국가대표들이 교육에 포퓰리즘이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의대생 70%가 현행 의학교육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세계에 목소리를 내며 교육에 포퓰리즘이 없어야 한다고 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경기 수련병원을 대표해 나온 전공의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김형철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대표는 이날 전공의들의 파업으로 불편함을 겪은 환자와 파업을 적극 지지해준 교수와 펠로우, 시민들과 경찰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오늘 집회에 예상보다 많은 전공의들이 함께해줘서 감사하다”며 “정부 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우리의 행보가 이제 시작됐는데, 독립운동을 하는 것처럼 기쁘고 가슴이 벅차지만 꼭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솔 서울성모병원 전공의 대표도 “여기 모인 전공의들은 '밥 그릇 뺏긴다'는 두려움보다는 가족과 친구, 이웃의 건강에 생길 변화에 대한 책임과 의무로 이 자리에 서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젊은 의사들이 무턱대고 의대 정원 증원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현장 전문가의 말에 귀를 기울여달라는 것”이라며 “의사를 증원하기 전에 왜 특정 진료과가 미달되는지, 지방의료기관에 의사가 왜 없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끝을 알 수 없는 파업에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앞장서준 것에 대해 고맙다"면서도 선배의사로서 안쓰러움을 내비쳤다.

최 회장은 “정부가 아무런 근거 없이 코로나19를 이유로 의사 증원 카드를 들고 나와 무조건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의사 수는 절대 부족하지 않고, 협회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선배 의사와 젊은 의사의 책임이 아닌 만큼 의협이 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협의회는 이날 대정부 요구안과 결의안도 채택했다. 

대정부 요구안에는 △의대 정원 확충과 공공 의대 신설 등 최근 이슈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둔 소통 요청 △전공의가 포함된 의료정책 수립·시행 관련 전공의-정부 간의 상설소통기구 설립 △전공의 수련비용 지원과 지도전문의 내실화, 기피과에 대한 국가 지원 등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도입 △최소한의 인간적인 환경에서 수련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공의 관련 법령 개정 등의 내용이 담겼다.

결의안을 통해서는 정부에 무분별한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에 대한 전면 재논의를 촉구하는 한편, 모든 의료 정책 수립에 젊은 의사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수련병원을 통한 협박과 전공의들을 상대로 한 언론플레이를 즉시 중단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협의회는 "젊은 의사가 목표로 하는 것과 정부가 목표로 하는 것은 같다"며 "정치적인 이유가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해 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특히 "세상의 아픈 곳에서 언제나 묵묵히 버티던 젊은 의사들이 바라는 한 가지는 국민을 생각하는 우리의 생각이 반영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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