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한 사건이 또다시 발생하자 충격과 슬픔에 휩싸인 의료계가 의료인의 안전한 진료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은 5일 “지난 2018년 말 임세원 교수가 진료 중 환자의 흉기에 의해 사망한 사건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환자의 흉기에 치명상을 입고 사망에 이르는 참변이 벌어졌다”며 “의료계는 말할 수 없는 충격과 슬픔에 잠겨 있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부산 북구 화명동의 한 신경정신과 전문병원에서 입원 환자인 60대 A씨가 50대 의사인 B씨를 흉기로 찔렀다. B씨는 다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끝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입원 중 병원 내 흡연 문제로 퇴원 요구를 받아 병원 측과 갈등을 빚은 뒤 불만을 품고 의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계는 A씨의 범행 전반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함께 엄중한 처벌을 사법당국에 요구했다.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에 대해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 인식이 더욱 제고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의협은 “지속적으로 의료인 폭행·사망사건 재발 방지 대책을 제안하는 등 의료인 폭행 근절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이 같은 참담한 사건이 발생함으로써 아직도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의료인들의 안전이 무방비 상태로 위협받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를 향해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 의사 수를 늘리기 위한 정책을 비롯한 ‘의료 4대악’을 강행할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의료인의 안전한 진료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대책을 우선적으로 마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