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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고, 뭉개고···대전협, 정부·여당의 대화 제안은 "허울뿐인 거짓말"
미루고, 뭉개고···대전협, 정부·여당의 대화 제안은 "허울뿐인 거짓말"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8.03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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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과 복지위 의원·복지부장관 간담회 등 줄줄이 취소·연기
박지현 대전협 회장 "정치인의 두 얼굴 마주한 것 같아 참담"
2014년 집단휴진을 위해 모인 전공의들. 본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사진=뉴스1)
2014년 집단휴진을 위해 모인 전공의들. 본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사진=뉴스1)

정부가 최근 의대정원 확대 등을 놓고 불거진 의료계와의 갈등을 풀어보겠다며 겉으로는 의료계에 대화를 제안해놓고 막상 만나자는 요청에는 일정 등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주요 의료현안에 대해 이미 답을 정해놓고 의료계와 대화할 뜻이 없는데도 여론을 의식해 대화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의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여당 지도부,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과 젊은 의사들이 만나 현재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려 했으나 끝내 무산됐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정부측이 의료계에 제안한 대화 요구는 “허울뿐인 거짓말”이라 주장했다. 

대전협은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초선의원(비례 1번)의 요청으로 예정돼있던 간담회가 단체행동 예고 후 일정 중복 등의 이유로 돌연 취소됐다”며 “여당 전문위원과의 간담회에서도 현재 의대 정원 및 공공의대에 관한 정책이 의사들의 제안으로 바뀔 가능성이 없다고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박능후 복지부장관 역시 간담회를 직접 약속했지만 대전협의 지속적인 요청에도 불구하고 만남은 현재까지 성사되지 않고 있다. 

박지현 대전협 회장은 “한 달에 한 번 실무자 간담회를 통해 장관과의 만남을 요청했으나 의료 정책에 대한 대화를 미루었다”며 “정치인의 다른 두 얼굴을 마주한 것 같아 참담함을 느낀다”고 유감을 표했다. 

대전협 관계자 A씨는 “대화를 통한 합의의 실마리를 찾길 희망했으나, 정책 결정자들이 ‘전공의 파업은 예상된 바다’ ‘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라고 잘라 말해 비통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대전협 관계자 B씨는 “정부와 여당은 대화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며 “몇 달간 일방적인 통보와 변명을 듣다 지쳤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정부·여당과의 대화 가능성이 무산될 경우 예정대로 대의원 표결에 따라 단체행동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지난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의료계의) 집단휴진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대화를 제의한 부분은 긍정적으로 높이 산다”며 “가능한 지지와 협조 속에서 정부의 정책이 추진되도록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같은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의료계가 집단휴진을 강행할 경우, 방역에 큰 부담이 될뿐더러 피해는 결국 국민께 돌아갈 것”이라며 “집단행동을 자제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해결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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