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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12일까지 4대惡 의료정책 개선 없으면 14일 총파업"
의료계 "12일까지 4대惡 의료정책 개선 없으면 14일 총파업"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8.02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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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1일 긴급 기자회견서 4대악 철폐 촉구·대정부 요구사항 발표
회원 설문서 95%가 파업 찬성, 대의원회 서면결의서 총파업 확정

의료계가 최근 정부가 추진 방침을 밝힌 의대정원 확대를 비롯한 소위 4대악 정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오는 14일 총파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1일 용산 임시회관에서 ‘4대악 의료정책 철폐 촉구 및 대정부 5가지 요구사항 발표’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대집 회장을 비롯해 각 시도의사회장, 의협 임원진이 대거 참석해 의료계의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 도입 등 이른바 '의료 4대악(惡) 정책' 철회와 함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민관협력체제 구축을 정부에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정부가 오는 12일 정오까지 이상의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14일 총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대집 회장은 “우리는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의사일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 위기라는 점에서 잘못된 정책을 보고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것이 의사된 도리인지를 고뇌하고 또 고뇌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의 망설임을 오히려 비민주적인 정책 추진의 기회로 삼는 정부의 독선을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다”며 “정부가 의료계와의 공식적인 협의를 통해 12일 정오까지 대정부 요구사항에 대해 개선조치가 없다면 14일 총파업을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코로나19의 재유행에 대비하기에도 부족하고 아까운 이 시기에 의료진을 진료실이 아닌 거리로 내몰고, 의사를 의사가 아닌 '투사'가 되도록 만드는 나쁜 정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현명하고 합리적인 결단을 내려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앞서 의협이 지난달 14일부터 21일까지 회원들을 대상으로 4대악 의료정책과 관련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설문에 참여한 회원의 95%가 4대악 의료정책 철폐를 위한 투쟁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이런 회원들의 의지와 요구에 따라 지난달 31일 대의원회에서도 대의원 240명 가운데 서면결의에 참여한 대의원 207명 중 164명(반대 29명, 기권 14명)이 찬성해 총파업 추진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독단적인 의료 4대악 철폐를 위한 대정부 요구사항


첫째, 의사 수 증가로 인한 의료비 상승과 인구 감소, 의학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고려하지 않은 졸속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한편 향후 대한민국 의료 발전을 위해 보건의료 발전계획 수립과 전공과목별, 지역별, 종별 불균형 해소, 미래의 적정 의사 수 산출 등을 논의할 대한의사협회-보건복지부 공동의 (가칭) ‘대한민국 보건의료 발전계획 협의체'를 구성하여 3년간 운영하라.

둘째, 막대한 세금을 들여 또 하나의 거대한 비효율을 만들고 불공정의 산실이 될 공공의료대학 설립 계획을 철회하라. 공공의료기관의 의료 경쟁력 강화와 근무 의료인력 처우개선, 그리고 보건의료분야에서 필수의료에 대한 전면적 개혁을 통해 국민의 건강 증진에 나서라.

셋째, 건강보험 급여화의 원칙인 안전성, 효능성, 효율성이 담보된 필수의료 급여화 우선 원칙을 위반한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철회하라. 건강보험 재정이 암, 희귀난치병, 중증외상 등 국가의 도움 없이 국민 개인의 힘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필수적인 분야에 우선적으로 투입될 수 있도록 하라. 또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의 원인인 한의약정책관실과 한의약육성법을 폐지하라.

넷째,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주도의 비대면진료 육성책은 의료를 도구로 삼아 기업적 영리를 추구하려는 산업계의 요구를 수용한 잘못된 정책임을 인정하고 즉각 중단하라. 한편, 의사-환자 사이에서의 대면진료와 직접진찰은 가장 기본적인 원칙임을 보건복지부는 국민 앞에 분명하게 천명하고 제한적, 보조적 비대면진료가 필요한 불가피한 상황에 대해서는 의료계의 의견을 수용하여 결정하라.

다섯째, 코로나19 국가 감염병 비상사태 극복을 위해 정부는 대한의사협회와 코로나19 감염증 극복을 위한 최선의 민관협력체제를 구축, 운영하고 특히 의료진의 안전과 의료기관의 기능 보존을 위한 아낌없는 지원과 투자를 통하여 국가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에 힘써라.

대한의사협회는 이상의 다섯 가지 요구사항을 엄중히 천명한다.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의사이기에, 또한 코로나19의 세계적 위기이기에, 잘못된 정책을 보고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것이 의사된 도리가 아닐지를 우리는 고뇌하고 또 고뇌했다. 하지만 우리의 망설임을 오히려 일방적이고 비민주적인 정책추진의 기회로 삼는 정부의 독선을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다. 정부는 이 시각 이후로 지체 없이 의료계와 공식적인 협의에 나서야 할 것이며, 8월 12일 정오까지 위 다섯 가지 대정부 요구사항에 대해 책임 있는 개선의 조치가 없다면 8월 14일 제1차 전국의사총파업을 단행할 것이다.

2020. 8. 1
대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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