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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의들도 병협에 "의대 정원 확대 '찬성' 입장 철회하라”
공보의들도 병협에 "의대 정원 확대 '찬성' 입장 철회하라”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7.29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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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협 성명 통해 "국민건강, 공공성 외면하는 정책 철회하라" 주장
증원효과 없는 간호사 사례 언급하며 "병원 경영자 위한 정책" 비판
지난 3월 코로나19 현장으로 파견되기 전 방호복 착용 실습 받는 공보의들.(사진=뉴스1)
지난 3월 코로나19 현장으로 파견되기 전 방호복 착용 실습 받는 공보의들.(사진=뉴스1)

전공의에 이어 공보의들도 대한병원협회에 “의대 증원 찬성 입장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이하 대공협)는  29일 성명을 내고 “대한병원협회는 보건의료근로자, 국민건강, 공공성을 외면하는 정책 찬성 입장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대공협은 “눈앞에 보이는 위선(僞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코로나19 사태에 있어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이야기하지만 ‘현장’에 있었던 공보의로서는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급박했던 대구·경북 파견 속에서 없는 권한에도 최선을 다하는 저희에게 ‘의사보다 간호사가 더 구하기 힘든 사정’이라고 했던 답변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도무지 부족한 (의사) 수는 어디서 나온 것이며, 정확히 어디서 얼마나 부족했느냐”면서 “공중보건의사가 납득할 수 있는 답을 분명히 달라”고 전했다.

대공협은 현 정부에서 추진 중인 의대정원 확대 정책과 유사한 사례로 간호사 증원 정책을 꼽았다.

대공협은 “2017년 기준 인구 1000명 당 활동 간호사 수는 3.5명으로 OECD 평균인 6.5명에 비해 최하위권 수준이었다”며 “(간호 인력 역시) 의사와 똑같이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지역별 격차가 많이 나 지난 10년간 간호사 정원을 증원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간호사 증원 정책으로 2008년 1.1만 명이던 간호사 인력 규모는 2018년 1.9만 명으로 8000여명 증가했다.

대공협은 “이때에도 대한병원협회는 ‘중환자를 살리기 위해’ ‘환자 안전을 위해’라는 듣기 좋은 명분으로 찬성했다”며 “(결과적으로) 질 나쁜 일자리만 양산되었고 낮은 처우와 힘든 근무환경에 현재는 절반에 가까운 ‘장롱면허’만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대공협은 또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은 환자가 아닌 병원 경영자를 위한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대공협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보건의료서비스는 좋은 교육제도와 일정 기간의 직장 내 훈련(OJT)를 통해 질이 높아지게 되는데, 지금과 같이 소모품처럼 의료인력을 이용한다면 (환자들에게) 최선의 서비스는 제공될 수 없다”고 말했다.

대공협은 “전공의들은 과중한 근무시간에 시달리고 간호사들은 배려 없는 2교대, 야간·휴일 근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러한 구조적 현실 속에 병원들은 신규 간호사를 2~3년만 이용하듯 신규 간호사로 대체한다”고 말했다.

실제 2018년 기준 간호사들의 평균 근무연수는 5.4년이고 간호사들이 이직 사유 중 1순위로 꼽은 것은 ‘열악한 근무환경과 노동강도(40%)’였다.

대공협은 “겉으로는 그럴 듯해 보였던 증원 논리 속에 병원의 영리화 논리가 숨어있던 것”이라며 “병원을 제외한 모두가 불행해지는 이 정책 찬성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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