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주 태아 낙태한 의사 항소심서 검찰, 징역 10년 구형
34주 태아 낙태한 의사 항소심서 검찰, 징역 10년 구형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7.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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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과 구형량 같아···검 “의사 본분 망각”, 변 “간곡한 요청 때문”

34주 된 태아의 울음소리를 듣고도 낙태 수술을 한 혐의를 받는 사무장병원 의사에 대해 검찰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16일 서울고등법원 제5형사부 윤강열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사무장병원 소속 산부인과 의사 A씨에 대해 검사는 “피고인이 의사로서 본분을 망각하고 생명을 해쳤다”며 원 구형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A씨의 변호인은 "A씨가 낙태 수술을 하게 된 이유는 산모 모친의 간곡한 요청 때문이었다"고 주장하며 '무죄'를 선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30주가 넘는 태아의 낙태 수술은 위험해서 부담이 컸지만 어린 나이에 인생이 망가질 위기에 처한 산모와 산모 모친에게 거절을 못해 수술을 했다”며 “죄는 백 번 비난 받아 마땅하나 부탁을 받고 수술을 한 의사인 피고인에게만 실형을 살게 하는 것이 형평에 맞는지 살펴봐달라”고 재판부에 말했다. 

양형에 대해 변호인은 “낙태죄는 최근에도 형벌 조항이 헌법불합치 결정됐고 무죄를 선고해야한다는 대법원 판결도 있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는 태아를 낙태한 산모의 모친 B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의사 A씨가 낙태 수술 전에 태아의 건강 상태를 주의 깊게 진단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신문했다. 검찰은 “낙태 수술 전에 초음파나 MRI, 피검사 등의 검사를 받았느냐”고 물었고 이에 B씨는 “피 검사만 받은 것 같다”고 증언했다. 

증인신문 과정에서 B씨는 “(피고인과) 수술 전에는 대화한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의사가 환자나 환자 모친을 봤을 때는 설명을 하거나 묻거나 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의사 A씨와 언제 처음 대화했는지를 물었다. 이에 B씨는 “수술 후에 처음 대화했다”며 “(상담을 했던) 사무장이 의사인 줄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B씨가 낙태 수술을 ‘간청’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에 대해 “느끼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울며불며 매달리지는 않았다. 하루하루가 급박하다고 생각했을 뿐 소란을 피우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출산해서 입양시킬 방법은 고려하지 않았느냐. 피고인에 대해 처벌을 원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B씨는 “입양절차를 생각한다든지 고민하고 뭘 따질 정신이 없었다”고 울먹거리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의사 A씨는 지난 2019년 3월 34주 된 태아를 임신한 미성년자 산모의 낙태 수술 도중 태아의 울음 소리를 듣고도 사망케 한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 4월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선고 재판은 다음 달 27일 오후 2시1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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