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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 지역 희귀질환자 고통 여전…대책 마련 시급
아태 지역 희귀질환자 고통 여전…대책 마련 시급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7.17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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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기반의 치료 가능한 희귀질환자 3명 중 1명뿐
국내 의료진 중 13%는 희귀질환자 진료 경험 없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희귀질환자들이 충분한 치료 혜택을 받지 못해 고통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 17일 발표한 ‘침묵 속의 고통: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희귀질환 인식 및 관리 수준 평가’ 보고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다섯 국가(호주, 중국, 일본, 한국, 대만)를 대상으로 희귀질환에 대한 인식 및 관리를 위한 과제들을 분석했다.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희귀질환은 6,000~7,000개에 달한다. 아태 지역에만 2억 5,800만 명의 환자가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희귀’ 질환이라고 정의된 의미와 모순되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이 중 약 50%는 소아 환자이며 우리나라에는 의료비지원사업 대상으로 1,038개의 희귀질환이 등록돼 있으며, 25만 명 이상의 환자가 희귀질환 산정특례 혜택을 받는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설문에 응답한 의료진들은 희귀질환에 대한 표준 진료 지침이나 규제 당국에서 승인된 의약품,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재정적 지원이 부족해, 평균적으로 희귀질환자 3명 중 1명만이 근거에 기반한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희귀질환 분야의 질병 부담과 미충족 수요가 여전함을 시사한다.

이번 보고서에 한국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안윤진 질병관리본부 희귀질환과장은 “2015년 희귀질환관리법이 제정된 이후 희귀질환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환자들의 진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앞서 언급한 희귀질환 관리 수준 개선을 위해 고려해야 할 우선순위 외에도, 희귀질환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가 단기적으로 달성해야 할 목표들로 △데이터의 수집 및 활용 방식 개선 △의료진 교육 강화 △이용 가능한 지식의 광범위한 보급 △환자단체 파트너십 기반의 통합적 사회복지 등을 제시했다.

특히 총체적이고 통합적인 치료 접근이 가능하다면, 희귀질환 환자들이 각국의 보건의료 정책 결정에 발언권을 갖고, 충분한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양질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보고서를 편집한 제시 퀴글리 존스(Jesse Quigley Jones)는 “설문조사 결과, 희귀질환을 더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희귀질환을 진료하는 의료진에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의료진들은 전문가 간 협력과 환자단체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본인들이 제공하는 희귀질환 분야 의료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태 지역 전반적으로 희귀질환 분야의 보건의료 체계는 보다 총체적이고 통합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서히 발전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희귀질환 분야의 의료 및 사회적 수요를 모두 고려한 종합적인 정책이 등장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의료진은 다른 아태 지역 의료진보다 더 많은 희귀질환자들을 진료함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희귀질환 관련 지식에 낮은 자신감을 보였다.

설문에 응답한 의료진들은 희귀질환 분야 보건의료 체계에서 가장 취약한 요인으로 치료 입문, 치료 비용, 그리고 사회복지를 지적했다.

희귀질환의 진단 및 관리에 있어 가장 많이 언급된 문제는 진단(72%)과 의약품 접근성(59%) 부분이었다. 응답자의 80% 이상이 질환 인식을 높이고 환자 교육 및 지원을 제공할 환자단체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희귀질환의 관리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적기에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져야 하고, 재정적 지원이 확대되며, 비의학적 지원에 대한 충분한 고려도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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