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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20년···의약계, 공과(功過) 놓고 엇갈린 평가
의약분업 20년···의약계, 공과(功過) 놓고 엇갈린 평가
  • 박승민 기자
  • 승인 2020.07.17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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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의사 80%가 불만", 내성률 여전히 OECD 평균 상회
약계, 70%가 긍정 평가···"처방목록 제출 등 합의사항 지켜야"

의약분업이 시행된 지 20주년을 맞았지만 의약분업에 대한 의료계와 약계의 평가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6일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의약분업 20주년을 맞이하여 의약분업의 성과와 과제를 점검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의약분업 도입 당시 복지부 장관이었던 차흥봉 한림대 명예교수, 이용갑 건보공단 건강보험연구원장,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 좌석훈 대한약사회 부회장, 이재현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의료계를 대표해 참석한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는 애초 의약분업을 통해 달성하려고 했던 목표부터가 2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실현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

박 이사는 "현재 의사들 중 80%가 의약분업에 대해 적응을 못하고 불만을 가지고 있다"며 △의약품 오·남용 예방효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 △의료비 절감등의 장점이 있으나 이는 의약분업이 트리거 작용을 한 것이지 의약분업으로 이뤄진 것으로 단언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의약분업으로 60%에 근접하던 항생제 처방률이 WHO(세계보건기구) 권장치에 근접한 20% 초반으로 감소했지만, 의약품 오남용의 결과인 내성율은 여전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을 상회하고 있어 이는 의약분업이 아닌 약제위 적정성 평가 등 제도적 장치에 의해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기존 의료기관에서 ‘ONE-STOP’으로 진료비를 지불하던 방식이 의약분업제도 시행 이후 의료기관에 진료비를 지불하고 약국에는 조제료와 약품비를 지불하도록 바뀌면서 오히려 국민 부담이 증가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의료서비스 질 향상은 정확한 평가지표조차 없어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의약분업의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약국에서 처방전이 제대로 조제가 되는지, 복약지도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등에 대한 불안감이 전보다 커진 점 등을 거론했다. 

약계에서는 의약분업 당시 합의했던 사항이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좌석훈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의약분업이 시행 당시 합의사안이었던 의료계의 처방약 목록 제출이 20년이 지난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처방약 목록 미제출로 인해 약국과 환자 간 신뢰가 깨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좌 부회장은 처방약 목록 제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개선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정부를 비판했다.

대다수 의사들이 의약분업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데 비해, 약계에서는 의약분업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제로 약사공론이 최근 실시한 의약분업에 대한 약사 인식조사에 따르면 '의약분업 제도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란 질문에 63.4%가 '긍정적', 6.6%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해 전체 응답자의 70%가 의약분업 시행에 대해 좋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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