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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받는 'RNA' 유전물질 백신…코로나19 변이에도 탁월
조명받는 'RNA' 유전물질 백신…코로나19 변이에도 탁월
  • 뉴스1
  • 승인 2020.07.1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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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음상준 기자 = 전 세계에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코로나19' 백신은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이용해 제조되고 있다. 여러 감염병을 막아 온 기존 백신은 주로 바이러스의 '단백질'로 만들어졌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RNA'와 'DNA'와 같은 유전물질 백신이 혁신 신약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전물질 백신은 단백질 백신보다 변이된 바이러스 예방과 대량생산이 더 수월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긴박한 '코로나19' 유행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사실상 유전물질 백신 개발사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에도 대응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임상1상 결과를 발표한 미국 모더나사의 백신물질과 미국의 대표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 중인 백신물질은 모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약물로 선정됐다. 패스트트랙은 임상 등 상용화 과정을 더욱 단축시킬 수 있도록 FDA가 지원하는 제도다. 두 백신은 유전물질 중 공통적으로 메신저 RNA(mRNA, 이하 RNA)를 사용해 개발되고 있다.

RNA나 단백질은 모두 체내 주입시 면역활성화를 일으키는 작용이 같다. 그럼에도 왜 RNA 백신 개발이 더 주목될까.

보통 단백질은 'DNA→mRNA→단백질' 과정을 거쳐 형성된다. 이를 테면 사람의 피부나 장기 등의 단백질은 DNA에 이미 들어있는 유전 정보를 통해 만들어진다. 2세의 얼굴 등 신체가 부모와 닮은 이유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 정보가 담겨 있는 DNA로부터 단백질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자신과 똑 닮은 바이러스를 양성하기 위해 마찬가지로 유전물질로부터 단백질을 생성한다. 다만 사람은 DNA가 초기 유전물질인 것과 달리 '코로나19' 바이러스는 RNA가 유전물질이란 게 차이점이다.

따라서 미리 바이러스의 RNA 중 일부를 백신 물질로 만들어 체내 주입하면 RNA가 단백질로 변화되고 이 단백질(항원)이 체내 면역세포들의 활성을 이끌 수 있다. 면역세포들이 미리 단백질을 이방인으로 인식한 뒤 실제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이를 기억해 공격하는 원리다. 물론 단백질 백신의 성분인 바이러스 단백질을 주입해도 체내서 면역세포들이 활성화되지만, 이 경우 개발과정에서 RNA에서 단백질로 전환되는 단계가 더 추가되기 때문에 공정이 더 복잡해진다.

특히 바이러스가 변이되면 RNA 백신과 단백질 백신 간 효율의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국내 바이오벤처 가운데 RNA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든 아이진의 조양제 최고기술경영자(CTO)는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단백질 백신은 바이러스가 변이됐을 때 변이된 유전자 염기서열을 다시 반영해서 단백질을 새롭게 만들어야 해서 빠른 변이에 대응이 어렵다"면서 "RNA는 이 공정에 큰 변화없이 그대로 변이 RNA 절편을 백신물질로 넣어주면 되기 때문에 대응이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변이 전후 바이러스 RNA를 모두 백신물질에 넣어 개발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렇게 혼합된 물질을 체내 주입하면 변이 전후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이 가능하다. 단백질 백신이었다면 일일이 RNA에서 단백질로 변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훨씬 복잡해진다. 다만 RNA 백신이라도 미리 변이를 예측해서 개발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변이가 일어났을 때 빠른 대처가 가능한 것이다.

실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물질 'BNT162'가 변이 전후 바이러스 RNA를 한꺼번에 넣어 만들어지는 것이란 게 조 CTO의 설명이다.

조양제 CTO는 "RNA 백신은 개발 공정이 더 간단하고 투입되는 물질 양도 더 적어서 생산량이 더 많아질 수 있다"며 "지금처럼 긴급히 개발돼야 하는 백신은 RNA 백신이 가장 적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여기에 DNA 백신도 RNA처럼 유전물질을 활용해 개발되고 있는 만큼 주목받고 있다. DNA 백신 개발 기업은 미국 바이오기업 이노비오가 대표적으로, 현재 미국과 한국 등에서 임상 중이다. DNA 백신은 RNA 백신에 비해 보호기술이 적게 들어가고 개발 시스템이 덜 복잡해 단가가 더 싸다는 장점을 갖지만 사람의 DNA에 주입시키는 방식인 만큼 안전성 확보가 더욱 중요하다.

한편,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이달 중 'BNT162'에 대한 임상 2b·3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으로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일 경우 올해 말까지 최대 1억도스, 2021년까지 최대 12억도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모더나는 현재 임상2상 중으로 오는 27일부터 3만명을 대상으로 임상3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근 임상1상 최종 결과, 모더나의 백신은 피험자 45명 전원에게 항체를 형성시켰다. 이 중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중화항체는 8명에게서 발생했고, 일부에선 중화항체 수치가 '코로나19' 회복 환자대비 4배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국내 방역당국은 이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로 판단하면서도 데이터가 부족해 추이를 더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 기업 아이진은 20201년 초 RNA 백신의 임상1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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