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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의료원, 올해 장애인 140명 이상 직접 고용한다
고려대의료원, 올해 장애인 140명 이상 직접 고용한다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7.15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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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 통한 사회적 약자 고용 앞장···사회적 의료기관 역할과 책임 다해
하루 4시간 근무로 적응…단순 채용에 그치지 않고 교육비와 의료비 지원 등 복리후생 힘써

“저의 꿈은 바리스타입니다. 고대병원에서 환자와 직원들의 식사 준비를 돕는 일을 하며 희망을 갖게 됐어요”

올해 스무 살인 김 모 씨(가명). 지적장애인이지만 고려대학교병원에 첫 직장으로 취직해 환자와 직원들의 식사 준비를 도우며 보람을 느끼고 바리스타의 꿈도 키워나가고 있다.

“저는 고대병원에서 투석을 받는 환자면서도 병원이용객들의 안내를 맡고 있어요”

이 모 씨(가명)도 마찬가지로 고대병원 직원이다. 15년간 가전제품 영업직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10월 회사 경영난으로 실직해 다시 취직하려 했지만 주 3회 투석을 해야 하는 그의 상황을 이해해 주는 회사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이때 고대의료원이 하루 4시간 근무를 조건으로 그를 채용했다.

고려대학교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김영훈)이 일자리 창출을 통한 장애인 고용확대와 차별 없는 직장문화 조성에 팔을 걷어붙여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고용시장에 훈훈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애인 등록현황에 따르면 국내 장애인 수는 2019년 기준 약 262만여 명으로 전체인구의 5%가 넘는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장애인 중 경제활동인구(15세 이상 64세 이하)는 약 129만여 명이며, 이 중 취업자는 약 64만5천 명(53.6%)에 불과하다.

‘장애인고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상시 50명 이상 고용하고 있는 민간사업주는 장애인 의무고용률 3.1%를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장애인에게 취업의 벽은 여전히 높다. 더욱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고용 시장은 더 얼어붙어 기업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장애인 고용의무를 져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자료에 따르면 상시 100명 이상 고용사업주는 의무고용 미이행 시 부담금을 신고·납부해야 하는데 2019년도 부담금 신고 사업체 수는 8638개이며 신고액은 무려 7726억 원에 달한다.

이런 상황이지만 고려대의료원은 거꾸로 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장애인  직원 정원을 오히려 늘려 올 들어서는 지난 5월까지 67명을 신규 채용한 바 있다. 올해 내 최대 140명 이상 실 고용인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의료기관 중 단연 최대 수준이다.

단순히 채용에만 그치지 않고 장애인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채용 이후에도 직무적응과 고용안전을 위해 필요한 직무교육과 교양강좌 등의 교육 지원, 진료비 지원을 비롯한 각종 복리후생, 사회적응을 위한 사회재활프로그램 등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이를 위해 장애인고용공단과도 협력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채용된 신규 입사자들은 약 2주간의 직무고용훈련을 통해 현장 적응 후 배치되며, 1일 약 4시간 근무를 수행하고 있다. 업무영역도 로비와 검사실 등 병원이용 안내와 사무업무 지원, 환자식과 직원식 준비 등으로 다양하다.

신규 채용된 장애인들의 만족도도 높다. 뿐만 아니라 병원 내부에서도 반기는 분위기다. 고려대의료원 인사 담당자는 “장애인 신규 입사자들 모두 병원 근무 환경에 빠르게 잘 적응하고 있고, 입사자 본인은 물론 배치된 실무 부서 모두 만족하고 함께 서로 돕고 일하면서 조직에 활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훈 의무부총장은 “고려대의료원은 사회적 약자에게 차별 없는 사랑을 실천해 온 만큼 의학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가치 창출을 통해 시대와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고려대의료원은 이전부터 성과 위주의 일자리보다 사회적 약자에게 우선적으로 일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고용문화 선진화에 항상 앞장서왔다. 그 일환으로 청년, 경력단절여성, 중장년층 을 적극 채용했다.

특히 고대의료원 산하의 안암·구로·안산 3개 병원은 지자체와 협력해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일자리 정책과 지역시민 우선채용 및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일과 생활의 균형 있는 직장문화 조성 등에 적극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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