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병원에 지급한 요양급여비, 무조건 ‘전액’ 환수 대상일까?
사무장병원에 지급한 요양급여비, 무조건 ‘전액’ 환수 대상일까?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7.14 1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법원 “불법성 정도·이익의 정도 등 개별적 상황 심리해 판단해야”···원심 깨고 파기환송
대법원 전경.(사진=뉴스1)
대법원 전경.(사진=뉴스1)

사무장병원의 요양급여비용 ‘전액’을 부당이득징수 처분의 대상으로 보기 이전에 불법성 정도 등 개별적인 상황을 따져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과 해당 의료생협의 명의를 빌려 병원을 설립한 비의료인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환수결정 취소소송에서 건보공단의 환수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했다고 14일 밝혔다.

소송을 제기한 비의료인 3명은 의료생협의 명의를 빌려 요양병원을 공동으로 개설·운영했다. 이들은 의사가 실제로 하지도 않은 진료행위를 한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했고, 이러한 사실이 건보공단에 적발돼 요양급여비용 전액 징수처분을 받았다.

건보공단은 이들이 설립한 병원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자(비의료인 등)가 개설한 의료기관”에 해당한다고 보고, 해당 병원이 급여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해당해 국민건강보험법 제57에 의한 부당이득징수처분의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이들은 전액 환수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 법원(광주지방법원)은 건보공단의 손을 들어줬고 2심 법원(광주고등법원) 역시 이들의 항소를 기각했다.

2심 법원은 “국민건강보험법 57조1항, 2항에 따른 부당이득징수처분은 재량행위”라면서도 “전액 징수가 원칙이어서 생협과 비의료인 3명에 대한 요양급여비용 전액 징수처분은 재량권 일탈·남용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판단은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원심이 생협과 비의료인 개설자의 역할과 불법성 정도, 얻은 이익의 정도 등과 같은 개별·구체적인 사정을 심리하지 않은 채 판단한 것은 비례의 원칙, 재량권 일탈·남용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며 사건을 파기환송 결정했다.

대법원은 요양급여비용 전액 징수를 판단함에 있어 △의료기관이 실시한 요양급여 내용(의료인이 요양급여 시행했는지 여부, 과잉진료 여부 등) △요양급여비용의 액수 △의료기관 개설.운영 과정에서 개설자와 개설명의자의 역할과 불법성 정도 △의료기관 운영성과의 귀속 여부 △비의료인 개설자와 개설명의자가 얻은 이익의 정도 △조사에 대한 협조 여부 등의 사정 등을 고려해야한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