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약 급여화, 이번 국회서 논의하기는 어려워"
"첩약 급여화, 이번 국회서 논의하기는 어려워"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7.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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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정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공공의대···"이해관계자와 논의해야", 첩약급여화는 "이미 진행, 합의된 부분"
3차추경 모니터 지원사업엔 "원격의료는 아냐, 의료진 보호의지로 이해해야"
(사진=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출입기자단)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출입기자단과 만나 인터뷰 중인 한정애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사진=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출입기자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회 내에서도 가장 '핫'한 상임위원회로 꼽힌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당과 대립하다 한때 원내대표 사퇴를 선언하고 칩거했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결국 '원내'로 들어오면서 선택한 상임위도 보건복지위원회였다. 야당의 원내 수장(首長)으로서 현 정부를 상대로 투쟁 의지를 다지기에 보건복지위가 최적의 전장(戰場)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실제로 보건복지위에서는 이번 21대 국회 개원 후 현재까지 가장 많은 법안이 발의됐다. 그 중에는 공공의대법 등 의료계와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논란이 될 법한 법안들도 적지 않다. 

이처럼 일 많고 논란도 많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이끄는 이가 한정애 보건복지위원장이다. 위원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지 한 달을 채워가는 시점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출입기자단이 9일 한 위원장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 최근 공공의대 설립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어제 병원협회 임원진을 만났다. 의사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더라. 수도권과 지방 사이에 의료 인력의 격차가 있는 것도 맞다. 국회에서도 이제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데, 이해관계 당사자들이 들어온 상태에서 논의의 과정을 거쳐야한다. 필요한 수요는 어느 정도 선인가에 대해서 (이해관계 당사자들과) 논의의 과정을 거쳐야한다.”

- 첩약 급여화 역시 의료계의 핫이슈다. 

“걱정하는 부분들이 시범사업을 통해서 드러날 수 있다. 드러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국회)가 존중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첩약 급여화는 21대 국회 이전에 이미 진행돼온 부분이 있기 때문에 21대 국회에서 재논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합의된 부분까지 수많은 이해 당사자들 사이에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고 지난한 설득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지켜볼 예정이다.”

- 최근 국회를 통과한 3차 추가경정예산에는 전국 5000개 의원급 의료기관에 화상진료장비(모니터)를 지원하는 사업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사실상 원격의료 기반 마련 사업’이라는 비판이 거센데.

“원격의료는 너무 많이 나간 얘기인 것 같다. 현재 한시적으로 전화상담을 진행하고 있는데 '팬데믹(대유행)'이 올해 10월 종료, 이렇게 딱 끝나는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 (코로나19 시국에서) 의료진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 정부의 의지 정도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 21대 보건복지위원회를 운영하는데 있어 정책 판단의 기준으로 세운 것이 있다면.

“’보편적 공공성’이다. 보건의료 서비스는 ‘보편적 공공성’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비급여의 급여화 전환에 대해 평가하고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커뮤니티 케어 시스템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고령화가 워낙 빨리 진행되고 있어서 앞으로는 케어를 필요로 하는 노인들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많아질 것이다. 숙제를 펼쳐놓듯 앞으로 사회 시스템을 변화할 여지를 마련하고 21대 국회에서 논의를 시작해야한다.”

- 가장 관심을 두는 사안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장기기증 정책에 관심이 많다. 색깔을 못 보는 사람에게는 각막 하나만 주어진다면 완전히 다른 삶이 펼쳐질 것이다. 세상을 떠날 때 누군가에게 새로운 삶을 주고 떠날 수 있다면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영국에서 유학 시절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넘어졌는데 무릎 슬개골이 완전히 깨졌다. 큰 수술은 아니었지만 전신마취를 해야해서 수술 전 의사가 ‘전신마취를 하면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하더라. 혈혈단신으로 간 영국 유학길이라 뇌사상태에 빠지게 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수술 전에 유서를 썼다. ‘코마 상태가 되고 2주동안 깨어나지 않는다면 장기를 기증해달라’고 유서에 적었다.

19대 국회 때 장기기증본부 회원으로 가입해 매달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까지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이 높지는 않지만, 점차 많은 사람들이 삶을 나눠준다는 생각을 하게 됐으면 좋겠다.

- 야당 위원들이 최종 확정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소위 구성 등 진행 상황은 어떤가.

“소위 구성을 위해 간사들과 얘기를 하며 설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루 빨리 여야 의원들이 다 앉아서 (논의를) 해야 한다. 7월 임시회가 시작됐는데 임시회 동안 법안 논의도 안 되면 국민들께 송구할 것 같다. 당장 긴급하게 코로나19 관련해서 처리해야하는 법안들이 많다. 법안이 통과되도 집행되는 데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또 필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법안을 통과시키는 게 중요한 시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고통 받고 있는 국민들과 의료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린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을 국민들께서 많이 불안해하시는 것으로 안다. 여야 의원들이 코로나19에 대한 후속 대책 평가와 '세컨드 웨이브'에 대한 준비가 잘 되고 있는지, 정부에 질의하고 답변을 이끌어낸다면 국민들께서 안심하실 수 있을 것이다.

의료진들을 바라보는 지금 국민의 시각은 ‘매우 감사하고 고맙다’일 것이다. 의료진분들의 헌신과 희생, 노력이 아니었다면 K-방역이라는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희생과 헌신, 노력을 해달라고 할 수는 없다. 의료진분들이 좀 더 나은 조건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게 해드리는 것이 국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의료진분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조건과 분위기를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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