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사망 분당차병원 항소심, 의료진 모두 혐의 부인
신생아 사망 분당차병원 항소심, 의료진 모두 혐의 부인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7.0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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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어느 한 피고인이라도 역할 안 했다면 실행될 수 없는 일”...변 “병원에서 은폐 결정”

제왕절개로 태어난 미숙아를 떨어뜨려 사망에 이르게 한 뒤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분당차병원 의사들이 2심에서도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산부인과 의사 A씨의 변호인은 “‘병원’에서 은폐 결정을 했다”며 “(의사는) 병원 차원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진단 영상기록을 삭제해 아기의 낙상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데 대해서는 “영상판독결과를 삭제할 이유도 없고 권한도 없다”며 “사망진단서와 진료부원장 B씨의 결재가 필요하다는 병원 연락을 받고 이를 (문자로) 매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진료부원장 B씨의 변호인도 은폐 결정이 병원에 의해 이뤄졌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B씨는 “의료사건 처리는 병원(본원) 원무팀이 주도해 거의 다 이뤄진 것”이라며 “(B씨 소속 병원은) 본원보다 아래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본원 업무팀이 협의해 결정한 것(은폐)을 B씨가 바꿀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B씨의 변호인은 “B씨가 소아과 의사 C씨에 허위로 작성된 퇴원진단서를 고쳐쓰라했지만 C씨는 ‘정당하게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평소에도 C씨를 어려워했던 B씨는 다시 지시하지 못했지만, B씨에 재작성 지시 권한은 없었다”고 밝혔다.

소아과 의사 C씨의 변호인은 낙상사고와 아이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에 대해 집중 변론했다.

C씨의 변호인은 “아이는 태반 조기박리가 있었고, 조산 미숙아로 태어났다”며 “신생아 가사(분만 직후의 신생아에게서 심장 박동은 있으나 호흡이 곤란하거나 또는 정지되어 있는 상태) 증상도 보였고 30주여서 기계식 호흡법을 동원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아기의 상태를 고려할 때 “(낙상사고로 인한) 일순간 출혈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 출혈 전 아이 상태가 사망원인”이라는 것이다.

이에 재판장은 “낙상사고와 아기 사망의 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이냐”며 “낙상이 사망위험도를 증가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C씨의 변호인은 “(사망위험도를 증가시키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상당한’ 인과관계인지 증명해야한다는 것이고 그 연관성은 검사가 어느정도인지 입증해야한다”고 답했다.

이에 재판장은 “법적인 인과관계와 자연적 인과관계, 의학적 인과관계에는 차이가 있다”며 “낙상사고가 사망 결과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쳤는지는 감정결과와 재판부의 평균 기준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낙상사고와 사망의 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이 계속되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낙상 사고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없다면 진료기록을 삭제할 이유도 없는 것”이라고 격앙된 목소리로 밝혔다.

이어 “B씨의 주장에 의하면 당시 아기는 정밀검사를 위해 6cc의 혈액을 뽑아내는 것조차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5.8cc의 머리 내 출혈이 사망에 이르게 함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큰 한숨을 내쉬며 “피고인들은 ‘공모한 적 없다’ ‘기억이 안 난다’며 계속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데, 아기의 사망과 뇌초음파 기록 삭제는 병원 내 1인의 의사결정으로는 불가능한 것”이라며 “어느 한 피고인이라도 역할을 안 했다면 실행될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1심 선고 형량보다 높은 수준의 형량을 피고인들에 구형했다.

검찰은 A씨와 B씨에 징역 3년형과 벌금 500만원을, C씨에 징역 3년6월을, 성광의료재단에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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