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코로나 추경’···비대면진료 예산은 늘리고, 의료진 수당은 깎았다
말로만 ‘코로나 추경’···비대면진료 예산은 늘리고, 의료진 수당은 깎았다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7.07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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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 증액율 1·2위 예산 모두 비대면진료 관련···일부는 삭감 권고에도 원안 통과
정부안에 빠진 코로나 의료진 수당, 복지위 311억 편성···예결위 거치며 120억으로 삭감
3일 3차 추경안 통과를 위해 열린 본회의장 모습. 야당 의원의 대거 불참으로 빈자리가 가득하다.(사진=뉴스1)
3일 3차 추경안 통과를 위해 열린 본회의장 모습. 야당 의원의 대거 불참으로 빈자리가 가득하다.(사진=뉴스1)

사실상 여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3차 추가경정예산안 가운데 보건복지 분야 예산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증액된 사업은 ‘비대면 진료’와 관련된 예산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정부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았던 코로나 의료진 수당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추가되긴 했지만, 그마저도 애초 금액보다 절반 이상 삭감된 금액만 반영됐다. 정부는 그동안 ‘코로나 추경’이라고 부르며 신속한 통과를 주장했지만 결과적으로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해 헌신한 의료진보다 다른 데에 더 관심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예상된다.

국회는 지난 3일 오후 10시에 본회의를 열고 3차 추경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일찌감치 본회의 불참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3차 추경은 비상상황에 대한 긴급 추경이어서 신속 처리가 생명”이라며 단독으로라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결국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3차 추경 예산액은 35조1000억원. 이 중 복지부 소관 추경 예산 규모는 1조888억원으로 당초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확정한 1조542억원보다 346억 증가한 규모다.

특히 보건복지부 소관 사업 예산 가운데 증액율이 가장 크게 늘어난 1, 2위 사업이 모두 ‘비대면 진료’ 관련인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의료정보기반구축 및 융합지원’ 사업은 올해 본예산안에는 13억5300만원이 편성됐지만 이번 3차 추경을 통해 60억원이 추가로 편성돼 기존 예산 대비 증액률이 무려 443.5%에 달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검토보고서에서는 이 사업을 “비대면 진료 플랫폼 구축” 사업으로 명시하고 “5G 네트워크를 활용해 스마트병원을 구축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예결위를 거치기 직전 복지위 3차 추경안 예비심사보고서에서는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해 중장기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으므로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감액 예산으로 분류했지만 결국 대폭 증액된 금액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증액률 389.2%로 두 번째로 크게 증액된 사업 역시 비대면 진료 관련인 ‘혁신형 건강플랫폼 구축 지원’ 사업이었다. 이는 동네의원에 ICT(정보통신기술) 기기를 활용한 건강플랫폼 구축을 지원하고 모바일 헬스케어 보건소 운영을 늘리는 것이 골자다. 이 사업은 올해 본예산에 약 8억원 규모로 편성된 이후 3차 추경에서 33억원이 증액됐다.

기존에 없던 예산인데 3차 추경을 통해 새롭게 편성된 ‘비대면 진료’ 관련 예산도 있다.

이번 추경에서 520억원 규모로 편성된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 사업을 들여다보면 ‘화상진료 시스템 지원(20억원)’ 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정부가 지난 2월24일부터 한시적으로 허용한 전화상담의 질을 제고한다는 명목 하에 전국 5000곳의 의원급 의료기관에 40만원 상당의 화상진료 장비(모니터, 웹캠, 스피커, 마이크 등)를 지원하겠다며 포함시킨 것이다.

화상진료 시스템 지원 예산은 복지위 심사 과정에서도 논란이 됐었다. 박종희 복지위 수석전문위원과 남인순·신현영 의원 등이 “원격의료 시설 기반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며 관계 법령 정비 없이 사업 예산을 편성하는 데에 우려를 제기하고 삭감 의견을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복지위는 결국 “의료법 정비 없이 원격의료 기반 확대되는 것에 대한 우려”라는 한 줄짜리 수정의견만 단 채 복지부 원안대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사실상 비대면 진료 기반 마련 사업인 ‘모니터 지원 사업’은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조만간 시행될 전망이다. 

애초 정부가 편성한 이번 보건복지 관련 예산에는 또다시 현장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느라 헌신한 의료진들에 대한 수당 지원이 빠져 있어 '말로만 코로나 예산'이란 비판이 제기됐었다. 

이에 신현영·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 등이 복지위 심사 과정에서 대구지역 의료진에 대한 위험수당을 증액 편성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현영 의원은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들을 위한 수당으로 치료·지원 수당 309억원과 위로금 2억원 등 총 311억원을 추가 편성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복지위는 ‘코로나19 진료 의료진 수당’ 항목으로 311억원 규모의 예산을 신규 편성해 예결위에 올렸다. 하지만 ‘코로나19 진료 의료진 수당’ 예산은 예결위를 거치면서 120억원만 편성돼 여전히 정부와 국회가 말로만 의료진을 위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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