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추경에 화상모니터 구입이 웬말?···복지부, 원격의료 예산 삽입 논란
코로나 추경에 화상모니터 구입이 웬말?···복지부, 원격의료 예산 삽입 논란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7.01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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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3차 추경안에 전국 의원 5000곳 모니터 지원 예산 20억 편성
박능후 “전화진료 정확성 높이는 데 필요”···복지위 심사서도 우려 제기
의료계 "전화상담 가이드라인도 없는데···원격의료 초석 쌓는것" 반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박홍준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서울시의사회 회장).(사진=뉴스1)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박홍준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서울시의사회 회장).(사진=뉴스1)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1조542억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보건복지부 원안대로 의결했다. 

특히 이번 3차 추경안에는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 5000곳에 화상진료장비(모니터)를 한 대씩 지원하는 사업에 대한 예산이 감액 없이 통과돼 정부가 본격적인 원격의료 시행에 들어가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복지위 수석전문위원 "현행 의료법 대면원칙과 부합 안해"

정부는 2월24일부터 한시적으로 허용한 전화 상담 진료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화상진료 장비를 지원하겠다며 이 사업 취지를 밝혔지만 이번 화상진료 장비 구입을 두고 복지위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추경안에 대한 심사가 진행된 지난달 29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박종희 복지위 수석전문위원은 “그동안 시범사업 등을 근거로 원격의료를 수행하고 있으나 현행 의료법의 대면진료 원칙과는 부합하지 않는다”며 “결과적으로 원격의료 시설 기반이 전국적으로 마련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점에서 원격의료 허용 여부와 범위 등에 대해 국회 차원 논의가 필요하다”고 검토 결과를 보고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에 동조했다. 남 의원은 이날 출석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이 사업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시설 기반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며 “시범사업만 해왔고 법이 정비 안 된 상태인데 검토보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박 장관은 “코로나 사태에 감염우려가 있는 분들이 병원에 오지 않고 전화 진료를 받고 있는데 50만명이 (전화 상담을) 사용했다”며 “전화 진료에서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모니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남 의원이 “원격의료 기반이라고 안 본다는 것이냐”고 물은 데 대해서는 박 장관은 “크게 보면 원격진료지만 코로나 사태에서 꼭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0억 편성되면서 화상통화장비 마련됐는데 한시적 상황이더라도 이렇게 예산을 통해 장비 지원하면 ‘한시적 허용이 아닐 수 있겠다’는 의구심을 갖게한다”며 “한시적 허용 언제까지 해야하는지에 대한 계획이 있냐”고 질의했다.

이에 박 장관은 “(코로나는) 언제 종식될 지 예측이 어려워 전화상담 종식 기한 (역시) 예측하기 힘들다”며 오히려 “임상 데이터를 통해 화상 진료에 대한 국민 편익을 확인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내부 우려에도 수정의견 달랑 한줄···분개한 개원가 "(모니터) 줘도 안 받는다"

수석전문위원을 비롯해 남인순 의원과 신현영 의원까지 우려를 제기했지만 이날 3차 추경안은 복지부 원안대로 의결됐다. 3차 추경안 예비심사보고서에는 단지 “의료법 정비 없이 원격의료 기반 확대되는 것에 대한 우려”라고 한 줄짜리 수정의견만 추가됐다. 

특히 이번 ‘화상진료 모니터 20억’ 사업의 수혜자라 할 수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반응은 싸늘하다.

채설아 로하스가정의원 원장은 “모니터 지원 사업을 밀어붙이기 전에 전화상담 가이드라인이나 제대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모니터는 병원에 널려서 받을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채 원장은 “병원에서도 수면제 처방 시에는 신분증을 확인하는데 전화상담으로는 신분 확인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초진 시에는 처방을 제한하는지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조차 없다”며 “전화상담은 가이드라인도 없고 의료계와 상의 없이 모니터만 주겠다고 하니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전했다.

김명선 김명선내과의원 원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라며 “(이 예산은) 완전히 원격의료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결사반대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앞으로 의료계 전체가 결집되지 않으면 사분오열 될 것”이라며 “의료계가 반대 의사를 강력하게 표명해야하고, 통일된 행동양식으로 조직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배 미래의원 원장은 “밑도 끝도 없는 예산이자 어처구니 없는 행정”이라며 “(이 예산은) 사실상 원격의료 초석을 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 지원해준다고 해도 모니터 설치 안 할 것 같다”며 “모니터 하나 배송해줄 테니 알아서 (원격의료) 하라는 것이냐”고도 말했다. 

보건복지위원회의 3차 추경안은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도 원안대로 통과했다.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보위원회를 제외한 모든 상임위원장을 차지한 상황에서 이번 추경안은 본회의에서도 무난히 통과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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