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첩약급여화 강행시 K방역, 파업으로 파국 맞을 것"
의료계 "첩약급여화 강행시 K방역, 파업으로 파국 맞을 것"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6.29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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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28일 청계천서 의료계 대표들과 '첩약 급여화' 반대집회 개최
정부에 첩약급여화 전면폐기, 한방의 과학적·객관적 검증실시 등 요구

의료계가 정부에 첩약급여 시범사업 전면 철회를 촉구하며 거리 투쟁에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28일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에 모여 한방 첩약 건강보험 적용 반대 집회를 열고 "의료계와 국민의 충고를 무시한 채 사업을 강행할 경우 죽기를 각오하고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정부에 경고했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서로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는 등 코로나19에 철저히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정부가 ‘덕분에’라는 말뿐인 쇼만 벌일 때가 아니라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포퓰리즘 정책에 매몰돼 의료계와 국민의 우려와 충고를 무시하고 끝내 한방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강행한다면, 정부가 그토록 자화자찬한 K방역이 의사들의 파업으로 파국에 이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최 회장은 “정부가 건강보험 제도의 원칙마저 무시한 채 과학적 근거에 따른 안전성을 검증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은 채 '향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졸속적이고 비현실적인 정책을 강행하려고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서 “필수의료에 최우선적으로 적용돼야 하는 건강보험이 한방으로 인해 뒷전이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한방에 재정을 할애하다가는 필수의료에 대한 급여를 하지 못해 결국 생명이 경각에 놓인 절박한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게 되고, 건강보험 재정 또한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의료계를 대표해 집회에 참석한 의료계 인사들 역시 정부가 한방 보장성 강화라는 정치적 명분 하에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첩약 급여화’에 연간 5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국민을 실험대상으로 삼는 것'이라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의 시범사업 계획이 전면 철회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박홍준 서울시의사회 회장은 “‘한방 첩약의 경우 제대로 된 검증시스템이 없을 뿐만 아니라 부작용을 수집, 보고하는 절차도 전무해 첩약의 안정성과 유효성은 여전히 제도적으로 검증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국민건강에 앞장서야 할 보건복지부가 자칫 국민의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도 있는 한방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하려는 데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 급여화 원칙을 무시하는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한방의료 전반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즉각 마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철호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의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우선순위에 있지도 않고, 과학적으로 검증도 되지 않은 첩약 급여화에 정부가 왜 엄청난 재정을 쏟아부으려 하는지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정부에 “코로나19로 어려운 현실을 직시해 의료인이 ‘슬기로운 의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백진현 전국광역시의사회장협의회 회장 역시 “의료계와 국회 등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특정 직역단체의 로비와 정치적 논리에 쫓겨 안전성·유효성 검증도, 체계적 관리 기전도 없이 추진되는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브레이크없는 질주'이자 그 처참한 결론은 불보듯 뻔하다”며 “정부와 복지부는 사업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국민앞에 사과하라”고 말했다. 

이필수 전라남도의사회 회장은 "사업 세부내용 중 의사들의 진찰료와 비슷한 개념인 변증·방제료가 무려 3만8780원이고 첩약 한 재(10일분)당 수가가 14만~16만원 수준으로 무려 의원급 진찰료의 세 배 수준"이라며 "놀랍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작심 비판했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2차 유행과 수도권 유행이 증가하는 지금 시점에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코로나19 사태로 지쳐 무너지기 직전인 국내 의료계를 살리고 필수의료를 지원하는 일에 재정을 투여하는 것이지, 안전성과 유효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밀어붙이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의협은 결의대회 대정부 요구사항을 통해 △건강보험 급여화 원칙을 무시하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계획을 전면 폐기하라 △한방 의료행위 전반에 대하여 과학적, 객관적 검증을 즉시 실시하라 △건강보험의 존재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 한방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별도의 한방 건강보험을 만들어 국민이 그 가입여부를 스스로 선택하도록 권한을 보장하라 등의 내용을 전달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9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를 열어 오는 10월부터 월경통,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 후유관리 등 3개 질환에 대한 한방 첩약 비용을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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